밀려드는 설 명절 택배 …덩달아 바빠진 아파트 경비원
밀려드는 설 명절 택배 …덩달아 바빠진 아파트 경비원
  • 김기주 기자
  • 승인 2020.01.21 1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일 전주시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경비원이 밀려든 설 명절 선물과 택배 물량을 분류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21일 전주시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경비원이 밀려든 설 명절 선물과 택배 물량을 분류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택배를 정리하다 보면 또 다른 택배 차가 들어옵니다. 쏟아지는 택배 정리 때문에 한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즐거운 설 명절이 다가오지만 아파트 경비원들이 체감하는 명절은 마냥 달갑지 않다.

 기본적인 경비 업무는 물론 물밀듯이 밀려오는 설날 택배를 일일이 받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일 오전이면 부재중인 아파트 세대주들도 많아 명절을 앞두고 택배를 받는 일이 어느덧 경비실의 새로운 업무가 됐다. 특히 명절이 다가오면서 택배 수량이 평소보다 훨씬 증가해 경비원들은 온종일 분주한 상태다.

 21일 오전 11시 전주시 덕진구 한 아파트 경비실.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경비실 주변에는 이미 설 명절 택배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경비원들이 택배를 정리하는 중에도 또 다른 택배 차량에서는 새로운 택배들이 경비실 주변에 쌓였다.

 한 택배 기사는 “명절 기간에 운송되는 택배 양은 평소보다 3배 가량 많다”면서 “집주인이 부재중인 경우도 많아 배달되는 택배 중 절반 가까이는 경비실에 맡겨진다”고 말했다.

 경비실에 맡겨진 택배 정리는 고스란히 경비원의 몫이다. 경비실 내부 공간이 충분치 못해 택배를 외부에 쌓아 놓지만 비나 눈이 내릴 경우 이를 내부로 옮기거나 비닐로 덮어야 하는 등 추가 업무가 발생하기도 한다.

 과일 등이 들어 있는 선물 박스는 그 중량이 10㎏ 남짓해 60대 이상의 경비원들은 이를 매번 옮기고 내리는 게 쉽지만은 않다.

 인근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700세대가 넘은 주민이 거주하는 전주시 태평동 한 아파트 경비실 주변에는 택배 물건이 가득했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은 “평소 택배일지(장당 20개 기재)는 2~3장이면 충분하지만 설날을 앞두고 택배가 많을 때는 일지를 10장 가까이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경비원들은 오전부터 배달되는 택배를 소중히 보관하고 주인이 택배일지에 서명한 뒤에야 비로소 택배를 전달한다. 택배를 찾아가지 않을 경우에는 인터폰으로 주인에게 일일이 연락해야 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 경비원은 “업무를 마치고 파스를 제일 먼저 찾기도 한다”면서도 “명절을 앞두고 업무가 고단하기도 하지만 입주민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일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기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