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독불장군, 진중권의 독선
안철수의 독불장군, 진중권의 독선
  • 이정덕
  • 승인 2020.01.14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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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가 정치를 하러 귀국한다. Again 2016? 2016년 국민의당의 약진으로 안철수의 독불장군식 착각이 계속되고 있다. 자신이 나서면 민주당과 한국당에 실망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모일 것이라는 것이다.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에 실망한 호남표와 한국당에 실망한 중도보수표들이 안철수의 당으로 모였다. 2020년 선거에서도 그러한 일이 벌어질까? 올해 초 안철수는 조선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안철수는 “문 정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 이기려 하는 이미지 조작에만 능하고 민생문제 해결보다는 국민 세금으로 자기편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이 있다,” 또한 “제1 야당(한국당)은 수구·기득권·꼰대 이미지에 묶여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당, 새보수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은 안철수가 자신들의 정당에 참여해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안철수의 표가 자신의 정당에게 오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민주당과 한국당을 넘어서기 위해 안철수가 한 일이 있는가? 안철수가 국민의당이나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으면 이들을 그러한 대안정당으로 성장시켜야 했음에도 결국 두 당 모두에서 갈등만 키우다가 외국으로 나가버렸다. 자기가 만든 정당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사람이 선거철마다 나타나 자신을 중심으로 양당에 실망한 사람은 다 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기 정당도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 나라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면 국민이 믿어줄까?

 안철수는 정치인으로서 현실인식과 문제해결능력이 너무 부족하다. 지역구에서 1등만 당선되는 선거방식에서 제3당은 거대 양당에 끼어서 생존하기 힘들다. 한 번씩 바람은 불 수 있으나 1당이나 2당이 되지 못하면 다음 선거에서 매우 어렵다. 그렇게 바람이 불다 사라진 제3당이나 제3후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가끔 나타난다. 따라서 국민의당이 제3당이 되었을 때 안철수는 어떻게든 제2당으로 성장시켜야 했다. 그러나 자신이 주인이라는 독불장군식 운영으로 갈등만 키우고 해체의 길로 들어섰다. 아마 이번에도 안철수는 자신이 주도하지 못하는 곳에는 가지 않을 것이고, 결국 또 갈등을 일으키다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안철수는 현실정치에서 사람들을 결집해 세력을 키우고 정권을 장악해야 하는 정치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에 훨씬 철저한 현실인식을 가지고 세력을 결집하고 키워나가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했다. 이에 비하면 진중권은 자기 마음대로 말을 할 수 있는 평론가이다.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당선될 필요도 없고 세력을 결집해 정권을 장악할 필요도 없다. 또한 그는 세력을 모아서 사회개혁의 길로 가겠다는 운동가도 아니다. 단순히 자기마음대로 비평하는 평론가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이를 잘못되었다고 욕하는 것은 자기만 옳다는 독선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의 비판은 요즈음 욕에 가깝다.

 진중권은 세력을 모아 개혁을 하려는 길이 평론가의 길과 같은 논리로 작동해야 한다고 착각하고 있다. 단세포 같은 사고방식이다. 평론가는 개인적 선악판단으로 그치지만, 사회적 개혁의 길은 개인적 선악뿐만 아니라 사회적 선악이나 사회적 공평성(예를 들어 조국의 혐의에 대한 수사가 나경원이나 황교안의 혐의에 대한 수사와 공평하게 이루어졌는가)도 같이 판단해야 한다. 훨씬 복잡한 사고과정이 필요하다. 진중권은 개인적 수준의 단순논리만 주장하면서 그저 개인 진중권 자신만 옳다는 생각이 너무 드러나고 있다.

 독불장군이나 독선이나 자신의 원칙이 옳다고 너무 강하게 믿기 때문에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갈등을 키운다. 자신이 옳은데, 왜 자신을 따르지 않느냐는 것이다. 개척자로서는 필요한 자세이겠지만, 돈키호테는 소란만 일으키지 사회를 진전시키지 못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정덕<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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