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살리겠다 공표한 동문거리 헌책방은 여전히 ‘썰렁’
전주시가 살리겠다 공표한 동문거리 헌책방은 여전히 ‘썰렁’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1.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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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아니면 찾는 사람 없어요”

 전주시가 지정한 미래문화유산 현판이 반짝이지만, 주말 내내 헌책방을 찾는 사람은 드물었다. 동문거리 ‘한가네서점’은 발 디딜 곳만 빼고 책으로 가득 찬 곳이다. 약 1시간 동안 현장에서 오는 손님은 오랜 단골 한명이었다. 이곳을 지키는 최웅제 대표는 “아주 찾는 단골들 빼면 하루에 10명 미만이다”라고 말했다. 일신서림 역시 단골 손님 한명을 제외하곤 서점 자체가 썰렁했다. 같은 날 전주 시내 알라딘 중고서점을 찾는 이들과 대조해보면 동문거리에 남은 헌책방 두 곳은 썰렁했다.

 지난해 6월 23일 전주시는 헌책방을 살리겠다고 공표했다. TF팀 구성, 특색 있는 디자인 조성과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등 거리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등을 발표했다. 허나 이를 체감하는 것은 한가네서점의 LED밖에 없었다.

 두 서점 모두 지원이 효과적이었냐는 물음에 “큰 도움은 안됐다”라고 입을 모았다. 최웅제 대표는 “도서교환권을 통해 책 구입해주고 강연도 열어주고 전주 독서대전에 부스도 마련해줘서 감사하지만 고객은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저희가 책으로 인해 공간이 협소하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이제는 절판된 책들을 찾는 만큼 함부로 버릴 수 없다. 책들을 보관할 공간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용석 대표 역시 “실질적인 도움은 없었다.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만큼 큰 서점이건 헌책방이건 판매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 부분을 고민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주문화재단은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문화예술의거리 1차·2차 조성사업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했으며, 2017년말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TF팀을 운영했다. 당시 TF팀 ‘별책방’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동문거리 헌책방 지원은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진행됐다”라며 “근본적으로 책 제고 수급방안 및 선물방안을 계획하고 책 구매 및 지원을 했지만 공모사업이라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진행한 만큼 재고 소진 및 홍보에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실질적 도움에 대해서는 “현재 동문거리의 빈 장소를 선정해 책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완산도서관 관계자 역시 “포럼 홍보 및 2019전주독서대전 부스로 헌책방에 도움을 도았다”라면서 “저희 역시 예산이 한정돼 있는 만큼 깊게 관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전주시에서 헌책방을 살릴려 노력한 단체들이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이 단순한 예산 보채기는 아니다. 그러나 예산 투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헌책방의 필요성을 제대로 환기시켰는가에 있다.

 지난해 서울시와 부산시는 서울 청계천,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을 살리고자 크고 작은 활동을 이었다. 각종 문화 축제로 헌책방을 홍보하고, 대학생들이 헌책방 지킴이로 나섰다. 이를 통해 헌책의 가치와 헌책방의 의미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전주시가 헌책방을 살리겠다’는 목소리가 공허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헌책방을 소중히 여기자’에 공감대를 느끼는 시민이 없다.

 전주시 중앙동서 독서모임을 4년째 운영하는 김윤진씨는 “1년에 두,세번 정도 동문거리 헌책방을 찾았다. 그러나 헌책방에서 매력을 못 느끼는 것은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비좁고 책의 다양성도 부족하다”라며 “최소한 책을 찾을 관리시스템을 확보하고, 대형 서점과 차별성을 둔 매력을 포럼이나 큰 축제 한번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알려야 사람들이 더 찾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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