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기부 문화’, 어려운 이웃들 ‘고통’
꽁꽁 언 ‘기부 문화’, 어려운 이웃들 ‘고통’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1.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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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 DB.
전북도민일보 DB.

 전북지역에도 경기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어려운 이웃에 대한 기부 문화 마저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도내 대표적 기부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전주연탄은행은 물론 전북적십자사의 회비와 사랑의 온도탑 등도 예년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저소득 취약 계층 지원에 큰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전주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연탄 모금은 오는 3월에 마무리 되지만 현재까지 기부된 연탄은 25여만 장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년 동기간 40여만 장에 비하면 절반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주연탄은행은 이같은 추세라면 당초 목표인 100만장 배달은 고사하고 지난해(60여만 장) 수준에도 미치는 못하는 40여만 장 정도에 머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국춘 전주연탄은행 대표는 “올해 사상 최악의 저조한 연탄 기부로 도내 8천여 가구에 들어가는 연탄 공급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연탄 봉사활동도 일주일에 3-4건 정도만 겨우 잡힐 정도로 연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도 상황이 여의치만은 않다.

 전북적십자는 올해 14억400만원의 목표액 중 지난 8일 기준 8억9천만원(개인 5억9천, 기업·기관 3억)을 모금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천700만원(6.4%)이 감소한 수치다.

 특히 최근 4년(2016-2019) 간 총 모금액도 지난 2016년 19억1천200만원에서 2017년 17억1천600만원, 2018년 16억2천만원, 2019년 14억5천원으로 매년 1-2억원씩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 모금액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적십자회비 납부 회원 역시 지난 2016년 이후 4년 만에 약 5만명이 감소하는 등 모금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가 설치한 ‘사랑의 온도탑’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지만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사랑의 열매가 올해 목표한 모금액은 78억1천800만원이며, 현재 모금액은 지난 8일 기준으로 67억7천500만원(86.7도)으로 전년 동기간 64억3천300만원(85.7도)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올해 대한노인회와 국민연금에서 각 2억원이 추가로 들어왔기 때문이다”며 “이 같은 일시적인 고액 기부가 빠지면 오는 31일까지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고 말했다.

 도내 지역 모금단체들은 조선업계 불황, 한국GM 폐쇄 등 사업자 및 기업들의 침체와 어금니 아빠 이영학, 동물단체 가온, 새희망씨앗 등의 기부금 횡령이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기부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모금단체들은 “기부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긍정적 변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지하고 참여하기 위한 것이다”면서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취약계층을 위해 나눔의 손길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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