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화를 발견하는 기쁨, 새해엔 이 영화!…이영호 목사의 ‘작은 시네마 오딧세이’
작은 영화를 발견하는 기쁨, 새해엔 이 영화!…이영호 목사의 ‘작은 시네마 오딧세이’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1.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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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의 영화제가 열리는 즈음에 전주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시네필들이 모여든다. 전주라는 도시가 주는 이미지도 있지만, 전주만의 색깔을 지닌 의미있는 작은 영화들이 유독 그들의 발걸음을 끌기 때문이다. 영화제가 열리는 현장을 누비다 보면, 익숙한 얼굴의 사람들을 자주 보게된다. 여러번 방문해도, 절대 한 번 방문에 그치는 도시가 아니기에 그렇다.

그맘때에 영화의 거리에서는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극장 곳곳을 바쁘게 다니는 그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극장 안에서 그와 마주치게라도 되는 날이면, 나 역시도 괜찮은 영화를 한 편 선택했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이 든다.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이영호 목사에 대한 이야기다.

 이영호 목사가 평생 영화를 보며 읽으며 쓰며 담론의 장에 나섰던 작은 흔적들을 모아 ‘작은 시네마 오디세이(전북영화비평포럼 엮음·비매품)’를 펴냈다.

  이 목사는 머리말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책이 태어났다. 이 일은 뜻밖의 ‘덤’이다. 전북영화비평포럼 회원들의 배려로 이루어진 일이다”면서 “이 작은 영화비평집은 필름 자체와는 다른 시네마에 속한 글이기는 하지만 비평의 성격보다는 감상에 가까운 글들이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마따나 이 책은 영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며 영화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들과의 해후로 맺은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어린시절에 그가 다녔던 집 근처 교회의 교사들 대부분이 극장 홍보 미술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영화에 근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영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소년은 EBS 주말의 명화를 불법 복사하고, 비디오가게마다 찾아다니면서 영화를 수집하던 수집광으로 성장했다.

 신학의 길로 나서며 한때 영화를 뜸하게 볼 때도 있었으나,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온갖 영상물을 교재로 삼는일은 더없이 좋았다. 전주라는 도시에서 터를 잡고 살면서 마주하게된 예술영화운영, 독립영화협력, 영화제 등의 이벤트는 그에게 선물처럼 다가왔다.

 평생 그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 영화를 보았으니, 이런저런 영화에 대한 글로 남겨 누군가와 공유하는 일이 그에게 숙명처럼 다가왔을지 모른다.  

 책은 ‘문화산책’, ‘작은 산책들’, ‘시네마 올레길’로 나눠 총 52편의 글을 담고 있다.

엮어진 글 가운데 ‘문화산책’은 지난 2002년 5월부터 격주로 시작해 주간지 ‘한국기독공보’에 실렸던 것들이다. 대부분의 독자가 장로교인들인 점을 감안하고 오래된 영화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저자의 낯선 발견이 오히려 특별하게 읽힌다.

 또 전북영화비평포럼에서 매월 한차례의 모임을 가지면서 써온 글들을 모아 ‘작은 산책들’로 꾸몄다. 이 목사는 포럼에 참여할 때마다 한 번도 빈손으로 오지 않고 영화 리뷰를 써온 부지런함으로 회원들의 부러움을 샀던 산증인으로 손꼽힌다.

 지역의 지상에 실렸던 글들과 영화제의 개막작, 다큐 특선, 어린시절에 자주 찾았던 영화관에 대한 이야기 등은 ‘시네마 올레길’에 담았다.

이영호 목사

 신귀백 영화평론가는 “교양인으로 꼭 보아야 할 영화 목록들이 있다면 바로 이 책에 있는 영화들이다”면서 “그의 글은 마치 영화 한 편 한 편과 같다. 시대를 조망하는 원경에서 감독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그리고 영화로 들어가는 모습이 영화의 설정샷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의 형태를 닮아있다”고 평했다.

이 목사는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군산에서 성장했다. 서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SFTS)에서 학위를 마쳤다. 전주 한일여자신학교에서 시작해 한일장신대에 이르는 30여 년간 교육에 몸담았다. (사)동학농민혁명사업회,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전주국제영화제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전주영상위원회 이사와 전북영화비평포럼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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