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이 있어야 제대로 된 상
상금이 있어야 제대로 된 상
  • 장세진
  • 승인 2020.01.0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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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23일 꽃밭정이수필문학상을 끝으로 한 해 시상식이 마무리된 듯하다. 지난 11월부터 우리 지역에서 진행된 문학상 시상식은 전북시인상ㆍ김환태평론문학상ㆍ가람시조문학상ㆍ부안문학상ㆍ전주문학상ㆍ신무군산문학상ㆍ전북아동문학상ㆍ전북문예문학상ㆍ두리문학상ㆍ아름다운문학상ㆍ행촌수필문학상ㆍ임실문학상ㆍ고창문학상ㆍ꽃밭정이수필문학상 등이다.

  문학 포함 다른 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목정문화상ㆍ전북예총하림예술상ㆍ한국미래문화상ㆍ전라북도예술대상ㆍ전주시예술상 시상식도 있었다. 그중 전북문예문학상ㆍ두리문학상ㆍ행촌수필문학상ㆍ꽃밭정이수필문학상ㆍ전주시예술상 수상자는 교원문학회원들이다. 학술ㆍ교육ㆍ산업ㆍ예술ㆍ체육ㆍ봉사 6개 부문에 걸친 전북대상 수상자중에도 우리 교원문학회원이 있다.

  먼저 수상 회원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연전에 남강교육상을 받아봐서 아는데, 특히 송일섭 구이중 교장의 제35회전북대상 교육부문 본상 수상은 큰 의미가 있다. 교원문인으로서 받는 교육상은 문학상을 받았을 때와 다른 기쁨을 안겨준다. 거의 평생 봉직한 ‘참선생’을 인정받은 뿌듯함이 가슴 벅차게 솟아올라서다. 교원으로서의 자긍심을 확실히 실감나게 해주어서다.

  김계식 교원문학회장이 전북대상을 비롯 교원문학회원들이 수상하는 문학상 시상식에 빠짐없이 직접 참석, 축하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더욱 값지고 아름다운 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들 상에는 소정의 상금 내지 출판권이 부상으로 주어져 수상자로선 아마 기쁨이 더 클 것이라 생각한다. 말할 나위 없이 제대로 된 상을 받은데 따른 기쁨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상금 없는 무늬뿐인 상들이 있다. 지난 12월 5일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은 제1회전라북도예술대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문학ㆍ미술ㆍ음악ㆍ국악ㆍ공예 분야에서 총 5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외한인 다른 분야는 그만두더라도 문학분야 수상자는 부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망 높은 원로 문인이다.

  ‘전라북도 문화예술인의 밤’과 함께 진행된 시상식에는 도내 주요 언론사 대표를 비롯한 문화ㆍ예술단체 관련자들과 예술인ㆍ도민 1,0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신문 보도 등 구설에 오른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전라북도예술대상’을 출범시킨 건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일단 잘한 일로 보인다.

  다만, 추천공고에서 보듯 수상자에 대한 상금이 없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설마 예산이 없어 그리 한 것 같지는 않고, 아마 기부 행위 등 공직선거법 때문인 듯하다. 전라북도 출연기관인데도 시상자가 이사장인 도지사면 해당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이건 좀 아니지 싶다. 좀 나쁘게 말하면 수상자들 불러놓고 말잔치로 생색만 내는 전라북도예술대상인 셈이어서다.

  전주시예술상도 전라북도가 도민의 날(10월 25일) 시상하는 자랑스러운 전북인대상과 함께 상금이 없는 무늬뿐인 상이긴 마찬가지다. 전주시예술상의 경우 지난 해 시상식에서 전북 예술계 수장인 전북예총회장이 “상금이 없어 아쉽다. 조례 제(개)정 등 전주시와 의회가 적극 나서 상금 주는 전주시예술상이 되어야 한다.”고 축사에서 말했는데도 1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 모양이다.

  너무 돈을 밝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말할 나위 없이 각종 상은 소정의 상금과 함께 주어져야 수상자들의 기쁨을 배가시킨다. 나아가 사기진작은 물론 창작 의욕을 고무시킨다. 상금이 있어야 상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라고 주는 상 아닌가? 누가 봐도 상금이 있어야 제대로 된 상이다.

  전라북도와 전주시 등 시상식을 거행하는 모든 지자체들은 제발 공직선거법 타령만 하지말기 바란다. 수상자 기쁨이 반감되는 상금 없는 상을 더 이상 안봤으면 한다.

 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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