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김두해·이흥재·선기현 31번째 삼인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김두해·이흥재·선기현 31번째 삼인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1.0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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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함께한 세월만큼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통하는 세 남자가 있다. 그 시간의 믿음이 더욱 두터워지듯 해마다 함께 전시를 꾸려오는 그 열정에 찬사를 보내는 이들도, 작가의 자리를 꾸준히 지키며 초심을 잃지 않는 그들의 활동에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김두해, 이흥재, 선기현 세 사람이 올해 다시 한 걸음 내딛는다. 그 끈끈하고 질긴 인연의 끈을 따라 새해 벽두부터 부지런하게 한 공간에 다시 모인 것이다.

 이들 세 사람은 삼례문화예술촌 모모미술관의 초대로 7일부터 22일까지 ‘삼인전’을 펼친다. 전시 오프닝 행사는 7일 오후 4시에 있다.

‘삼인전’은 올해로 서른 한번째 열린다.

 올림픽으로 전국이 들썩였던 지난 1988년 시작된 ‘삼인전’은 1990년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던 컨셉의 ‘삼인전’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단단한 팀워크로 뭉친 이들이 보낸 시간의 역사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만하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서 관람객들은 그때 청년의 열정과 젊음이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한 개성과 장르로 무장한 이들의 작품은 각자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시공간에서 활기차게 어우러진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물해온 김두해 작가는 이번에는 홍도화와 백도화를 화폭에 들였다. 5월이면, 곧 그 빛이 만개할 복숭아꽃은 아낌없이 주는 어머니를 닮은 모습이다.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다시 그 씨앗은 나무로 태어나는 생명 순환의 따뜻한 의미가 이른 봄꽃을 담아낸 그 풍경에서 살포시 실려온다.

 이흥재 작가의 사진에서는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만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은 자연의 풍경까지도 담아낸다. 한계를 뛰어넘는 심연의 세계를 펼쳐낸 신작 ‘강산적요 스며들다 - Blue’는 일상생활 속에서 늘 마주하던 구이저수지의 풍경을 담은 것이다. 대개 바다와 하늘이 연상되는 파란색은 그 끝과 경계를 알 수 없기에 초월적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처럼 느껴진다. 이른 새벽과 어스름 저녁에 카메라를 들고 나선 작가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선기현 작가에게 올해는 특별하다. 전북미술협회 회장과 전북예총 회장까지 오랜기간 전북 문화예술계에서 중책을 맡아온 지난 시간을 내려놓고 온전히 작가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강렬한 이미지와 색감, 추상적 구도로 화폭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그가 주로 담아왔던 사계절의 이미지 중 여름을 표현한 작품이 흥미를 끈다. 대표적 여름 과일인 복숭아가 담겨 김두해 작가의 작품과 자연스럽게 마주하고 있기에 그렇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화합이 ‘삼인전’을 지탱한 힘이지 않을까?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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