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안전’보다 내 ‘주차’가 먼저... 스쿨존 불법 주정차 만연
어린이 ‘안전’보다 내 ‘주차’가 먼저... 스쿨존 불법 주정차 만연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12.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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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불법주정차 난무해 위험한 스쿨존 / 최광복 기자
무단 불법주정차 난무해 위험한 스쿨존 / 최광복 기자

 전주시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주변에서 어린이 교통사고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는 불법 주정차 행위가 여전히 만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민식이법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3월부터 스쿨존 내 교통사고가 날 경우 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되는 만큼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와 성숙된 질서 의식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29일 전주시는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이달 초부터 보름간 계도기간을 거쳐 지난 16일부터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했다”며 “하지만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운전자들의 질서의식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전주지역 스쿨존에서 적발된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는 총 5천781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1천62건, 2018년 1천32건, 올해는 3천777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16일부터 전주시가 불법 주·정차 단속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1천609건)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7일 전주시 완산구 서문초등학교 주변 왕복 2차선 도로는 수 십여 대의 불법 주정차량들에 의해 둘러 싸이면서 차량들 진입이 지연됐다.

 학교 주변 도로 양쪽 차선에 길게 늘어선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인해 이 곳은 사실상 학생들의 통학 안전 확보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특히 하교 시간 학생들은 횡단보도까지 침범한 불법 주정차 차량을 피해 무단횡단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때마다 차량들은 학생들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어린 학생들의 안전이 우선시 돼야 할 스쿨존에서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어 마치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었다.

 이처럼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안전보다는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빗나간 질서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인근 주민 박모(36·여)씨는 “불법 주정차를 일삼는 운전자들 때문에 행여나 아이들이 사고라도 날까봐 염려된다”며 “처벌이나 단속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들의 성숙된 질서의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전주시는 스쿨존 내 불법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고자 무인단속카메라 화질을 기존 40만 화소에서 200만 화소로 교체해 단속 범위를 넓혔다.

 또한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던 단속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3시간 연장했으며, 단속시차 역시 기존 20분 간격에서 10분으로 앞당겼다.

 특히 주말·공휴일도 예외 없이 평일과 동일하게 단속이 실시되고, 점심유예 시간도 학생들의 하교시간인 점을 고려해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했다”며 “운전자들은 내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스쿨존에서 교통법규를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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