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동 얼굴없는 천사’ 올해도 천사의 날갯짓 이어지나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 올해도 천사의 날갯짓 이어지나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12.2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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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전주시 덕진구 노송동 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기부금을 세고 있다. 이날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한 금액은 총 5020만 1950원이다. 2000년부터 올해까지 누적 기부액은 총 6억834만660원이다.   최광복 기자
지난해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 전북도민일보 DB.

 지난 2000년을 시작으로 19년 동안 연말이면 거액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는 전주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얼굴 없는 천사가 성금을 기부한 지 20년째 되는 해에 해당해 천사의 날갯짓이 이번 겨울, 노송동에서 다시금 펼쳐질지 대중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는 얼굴 없는 천사. 50~6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천사는 해마다 연말이면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를 찾아 남몰래 거액의 성금을 놓고 사라진다.

 천사의 선행은 지난해까지 총 19년간 이어졌고 그가 몰래 보내 준 성금은 6억834만660원에 달한다.

 천사의 성금은 지난 2000년 4월 한 초등학생을 통해 전달한 돼지저금통이 발단이 됐다. 당시 그 학생은 “심부름을 왔어요”라며 58만4천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주민센터 민원대에 올려놓고 간 것이다.

 이후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만 되면 천사는 동주민센터 인근에 수천 만원의 현금이 든 쇼핑백이나 종이상자를 놓고 유유히 자리를 떠난다. 지금까지 전화 목소리를 통해 중년 남성으로 추정할 뿐 얼굴과 이름, 직업 등 아무런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선행을 이어오고 있어 마을 주민들은 그를 ‘얼굴 없는 천사’로 부른다.

 얼굴 없는 천사가 성금을 기부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작년 같은 경우 천사는 노송동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주민센터 지하주차장 입구에 가보셔라.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이내 전화를 끊었다.

 확인 결과 주민센터 지하주차장 입구에 A4용지 박스가 놓여 있었고, 상자에는 5만 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들어 있는 돼지저금통 1개가 들어 있었다. 금액은 모두 5천20만1천950원으로 집계됐다.

 천사가 남긴 편지로 보이는 A4용지에는 컴퓨터로 타이핑한 큰 글씨체로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노송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작년 같은 경우 27일에 천사가 찾아왔고 올해도 천사가 방문한다면 이번주나 늦으면 다음주 초에 천사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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