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한 지역축제, 역사성과 특수성 내세우며 성장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한 지역축제, 역사성과 특수성 내세우며 성장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12.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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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문화예술 결산] 3.축제

 오랜 역사와 더불어 저마다의 지역발전을 꿈꾸며 만들어진 지역축제들.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무장한 지역축제들은 역사성과 특수성을 내세우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전북의 주요 축제들은 전통의 고장임을 입증했다. 봄에는 전주대사습놀이가, 가을에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판을 움직였다. 포화상태인 국내 영화제 시장에서 선발주자인 전주만의 차별화된 전략과 과제가 요구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산발적으로 난립한 축제의 통폐합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통의 고장임을 입증한 봄의 대사습, 가을의 소리축제

 전주의 봄과 가을은 가장 한국적인 소리와 음악의 향연으로 가득찬다. 전주대사습놀이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통예술 속에 담긴 가치를 전달하며 전북이 전통예술의 고장임을 입증하는 현장이다.

 올해로 마흔 다섯번째 행사를 치른 전주대사습놀이는 최고의 국악경연대회로 명성을 지켜나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과 미래를 조망하는데 공을 들인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대사습의 꽃인 명창부의 출전 기준을 강화해 웬만한 소리 공력 없이는 출전할 수 없도록 장치했다. 올해 장원자인 최영인씨는 최근 완창 공연도 소화했다.

 반면, 현재 명창부 장원에만 집중되어있는 관심과 혜택을 타 출전부분의 격을 높이면서 분산시켜 전체적인 볼륨을 키워야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조선 중후기부터 존재한 대사습의 역사성과 전라감영 복원도 앞두고 있는 시점에 큰 그림을 그려야한다는 조언도 뒷받침되고 있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총 방문객 수는 13만6,987명으로 전년도 방문객(13만5,019명)과 비교해볼때 1,968명이 증가했다. ‘바람, 소리’를 주제로 총 132회 공연을 닷새동안 소화했는데, 전문가 그룹은 물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일반 대중의 만족도도 높인 프로그램이 다수였다. 이는 불특정 다수의 관람객의 음악 문화적 성향을 고려해 세심하고 촘촘하게 프로그램을 설정했기 때무에 가능한 결과였다는 분석이다. 세계 여러 기관과 MOU를 맺는 등 음악축제로서 높아진 전문성을 입증한 결과들이 쏟아져 주목된 해였다.

 ▲국내 영화제 시장 포화 속, 전주의 과제

 국내에서도 영화제는 사실상 포화상태다. 1년 내내 다양한 테마로 각 도시에서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만해도 강릉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평창남북평화영화제,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 등이 신설되면서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선발주자인 전주국제영화제의 차별화된 전략과 과제가 요구되는 이유다.

올해 성년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8만5,900여 명의 역대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다. 주 무대인 영화의 거리 공간을 확장해 특별 전시를 선보였던 팔복예술공장에만 1만 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현대영화의 확장성에 열광했다.

 반면,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전주국제영화제 20년의 발자취를 조망할 수 있는 아카이브 등의 프로그램에 인색했다는 지적이다. 해마다 수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으며 세우고 부수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전주돔에 대해 혈세 낭비라는 시의회의 질타도 나왔다.

최근에는 집행위원장 선임 문제와 관련해 전주시와 뜻이 맞지 않자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집단 사직해 파문이 일기도 했지만, 이준동 신임 집행위원장이 위촉되면서 일단락되었다.

 ▲가장 지역적인 축제가 가장 세계적인 축제

 전북도는 이달초 지역축제 육성위원회를 열고 명예 대표축제에는 김제지평선축제를, 대표축제에 무주반딧불축제를 각각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최우수축제로는 군산시간여행축제, 완주와일드푸드축제, 진안홍삼축제, 임실N치즈축제, 순창장류축제, 부안마실축제 등 6개 축제가 시·군 대표축제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축제는 지역성을 살린 콘텐츠과 확고한 정체성으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주자들로 손꼽힌다.

 하지만 지역에는 여전히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수많은 축제들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일각에서는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들어 전주에는 비빔밥, 한지, 한복, 판소리 등 각각의 콘텐츠를 활용한 크고 작은 축제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유기적인 관계없이 각각 운영되다보니 예산 대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축제는 많지만 대표할 축제를 찾기 어려운 풍요 속 빈곤의 상황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축제들이 지역을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제2의 도전과 도약이 필요하다는 전언이다. 지난 여름, 인도네시아 토라자 페스티벌에서 풍물놀이와 용기놀이 등으로 박수갈채를 받은 전주기접놀이 등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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