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에 소음까지..’겨울 철새 떼까마귀 출몰로 주민들 불편 호소
‘배설물에 소음까지..’겨울 철새 떼까마귀 출몰로 주민들 불편 호소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12.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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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까마귀 떼 울음소리·배설물 주민들 피해 호소. / 최광복 기자
까마귀 떼 울음소리·배설물 주민들 피해 호소. / 최광복 기자

 “까마귀가 수 천 마리씩 떼 지어 다니며 시도 때도 없이 배설물을 쏟아내고, 울어대니 미칠 지경입니다.”

 이달 초부터 김제시 전역에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가 대거 출몰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배설물과 소음 등에 따른 각종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떼까마귀들이 장시간 전선줄에 머물면서 자칫 정전사태까지 일으킬 우려가 커 지자체와 한전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15일 김제시 용지면 콩쥐팥쥐로 2-3km 구간 도로에는 떼까마귀 무리가 하늘을 뒤덮으며 전선 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떼까마귀가 머무는 인도와 도로변, 집 마당, 표지판 등은 배설물로 가득했으며, 이로 인한 악취가 심하게 뿜어져 나왔다.

 이처럼 떼까마귀가 김제에 머무는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지만, 비교적 겨울철에도 따뜻한 날씨에 농경지가 많아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농경지 바로 옆에는 편하게 쉴 수 있는 전선까지 있고, 매와 같은 천적도 없어 철새인 떼까마귀가 겨울철 잠시 머물고 가기엔 김제가 최적의 장소라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이 같은 이유로 김제시 용지면 뿐만 아니라 백구와 금구, 만경, 진봉, 원평까지 떼까마귀가 먹이를 찾기 위해 날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우 동서조류연구소장은 “김제의 경우 날씨가 따뜻하고 먹이가 많은 농경지가 많은데다 바로 옆에 전선까지 이어져 있어 철새인 떼까마귀가 잠시 머물고 가기엔 최적의 장소로 보인다”면서 “떼까마귀들은 몽골과 시베리아 등에서 겨울철 최적의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는데 한번 월동지를 정하게 되면 다음 해에도 그곳을 다시 찾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 배상옥(71) 씨는 “매년 겨울철마다 이곳을 찾는 떼까마귀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분변을 쏟아내면서 거리환경을 지저분하게 만들고 있다”며 “거리를 걷다가 언제 어디서 떼까마귀 배설물을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송주희(72·여) 씨는 “집 앞 마당에까지 배설물이 투하되면서 매일 청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 “또한 떼까마귀 수가 많아 울음소리도 너무 크게 들려 소음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김제시도 몇년 전부터 등장한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의 처리 방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제시 관계자는 “당장에 수 천, 수 만마리의 떼까마귀를 모두 쫓아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주민들 민원과 정전 사태 등에 대비하기 위해 한전과 경찰, 지자체가 협의해 떼까마귀 퇴치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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