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을 보내고 경자년을 맞으며
기해년을 보내고 경자년을 맞으며
  • 김현수
  • 승인 2019.12.12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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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은 참으로 무심하다 할 정도로 빠르게 흘러간다. 그 많은 희망과 기대를 갖고 새해를 열었던 것이 어제와 같은데, 어느덧 올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되었다. 특히 올해 기해년은 ‘황금 돼지의 해’라고 하여 특히 많은 사람들이 풍요로운 한 해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돼지는 탐욕과 게으름의 대명사이기도 하지만,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특히 기해년에서 기(己)는 누런색인 황(黃)을 상징하기 때문에 기해년을 황금돼지의 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동안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며 살아왔던 우리 국민에게 풍요의 상징인 돼지와 부의 상징인 황금이 합쳐진 ‘기해년’ 한 해는 그 어떤 시기보다 더 안정되고 풍요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 속에 새해를 맞이했었다.

 실제로, 올해 초에는 우리 국민들이 대내외적으로 더 나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었던 여러 상황이 조성되고 있었다. 지난 70여년 간 분단되어 있는 남과 북의 화해모드가 전에 없이 무르익고 있었고, 남과 북 그리고 북한과 미국의 화해 분위기는 그간 망령처럼 우리 곁을 맴돌며 괴롭혀왔던 안보적 위협에서 벗어나, 안정된 대외관계 속에서 남북 및 국제협력을 통한 국가부흥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든 국민이 가질 수 있었다.

 아쉽게도, 황금돼지의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삶이 풍요로워 졌다는 생각을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새해가 시작할 때 여러 사람들이 꿈꿨던 남북화합을 통한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간 또는 다자간 경제협력을 통한 경제발전은 여러 변수가 우리의 희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정체상태에 놓여 있으며, 항상 가깝지만 먼 이웃으로 불려왔던 일본의 행태는 국가 경제의 큰 위협이 되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외부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요한 국가 내부 단결은 정치적 이슈로 초래된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태이며, 이러한 갈등은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태로 올해를 넘길 것 같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국제적 및 국가적 상황하에서 시선을 잠시 전라북도 내부로 돌려보면, 정치, 경제적으로는 예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조용한 한 해를 보낸 것 같지만 환경, 특히 물 환경과 수자원에 관련된 여러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한 갈등의 소지를 가진 상태로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여전히 계획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개발과 이 과정에서 제기되는 환경문제와 관련된 논란, 새만금호 유입 하천인 만경강, 동진강 수질과도 연결되어 있는 용담호와 옥정호의 물 배분문제 등은 올해를 넘겨 내년에도 여전히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이슈로 남아있을 것 같다. 몇 차례의 논고를 통해 언급한 바와 같이, 국가적 이슈를 헤쳐 나가기 위해 내부적 단결이 중요한 것처럼, 전라북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관계와 학계, 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우리의 권리를 지켜내야 하지만, 아직도 그러한 노력은 크게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내년에도 다양한 국내외 정세는 올해 못지않게 복잡하게 돌아갈 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4월 총선으로 인해 국가 내부적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고, 연말에 치러질 미국 대선은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주변 국제정세를 좀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주 그래왔듯이 전라북도의 내부 이슈의 해결은 후순위로 밀리고, 우리 내부에서만 갑론을박하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전북의 번영과 환경보전을 함께 이룰 수 있도록 중요 이슈들에 대한 정치사회적 합의의 도출을 서둘러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년 2020년은 경자년 쥐띠해이다. 경자년에서 ‘경자’는 육십간지 중 37번째로,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경(庚)은 백(白)을 의미하기 때문에 내년은 ‘하얀 쥐의 해’가 된다고 한다. 쥐에 대해 대중이 갖는 이미지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집안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니며 먹을 것을 찾는 쥐처럼 내년에는 우리의 번영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철저히 찾아내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눈에 잘 띄는 하얀색이 의미하듯 모든 것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말이다.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가 필요한 것을 투명하고도 철저하게 찾아내어 모두 함께 노력하는 새해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김현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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