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의 일상은 언제나 새롭다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일지 알면, 좋겠어요’
김용택 시인의 일상은 언제나 새롭다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일지 알면, 좋겠어요’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12.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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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산문 사이에 / 다리를 놓았다. /왕래하라.’

 김용택 시인의 새 책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난다·1만4000원)’는 진메마을서 사는 시인의 일상을 보여준다. 이 책의 문단에는 형용사가 함부로 붙지 않았다. ‘산문과 시에 다리를 놓았다’라고 표현한 만큼 연과 행을 따라 읽는 동안 독자들은 시인의 생각의 호흡에서 스스로의 숨을 고르게 한다.

 시인 김용택이 집에, 산책에, 영화보고, 티비보고, 병원가는 내용들이 읽는 사람들에게 ‘나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라고 생각하게 하는는 것은 그의 문장들이 솔직하기 때문이다. 이 솔직함은 김용택 시인이 예측할 수 있는 일상을 언제나 ‘다시 보기’ 함에 있다. 이 ‘다시보기’는 전염성이 짙다.

 ‘이런 거 가지고’라는 시는 비가 그치자 마자 빨래를 널으라는 아내의 말을 그대로 실었다. ‘여보, 그리고 이런거 가지고 / 시 쓰지 마요. / 사람들이 뭐라 그래요.’ 마지막 연 마저도 아내의 말을 그대로 실었다. 독자들은 아내의 남은 말마저 온전히 실은 김용택 시인의 모습을 오래 상상하게 된다. 하여 시인의 ‘시와 산문의 다리’는 경계를 잇는 한 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촘촘한 시침질의 ‘문학성’이다.

 또한 글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시인의 딸 김민해 양이 그림을 그렸다. 아빠가 쓴 글을 읽은 후에 딸이 이에 맞춰 작업했다. 이 그림들 역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김용택 시인은 이번 책에 대해 “매일 일기를 쓰는데 쓰다 보니 시와 산문을 분간하지 못할 때가 있다. 특별히 의도한 것은 아니었고 쓰다가 보니가 그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민정 시인은 “세상에 이런 글이 다 있다니! 그런데 정말 이런 글이 여기 다 있다. 그리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의 근저에는 나는 평생 ‘끝까지 어리다’라 말해온 김용택 시인의 변치 않은 동심이 시심으로 뚝심 있게 매 페이지를 채우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김용택 시인은 전북 임실 출신이다. 1982년 창비 21 신작 시집에 ‘섬진강1’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섬진강’, ‘맑은 날’, ‘꽃산 가는 길’, ‘강 같은 세월’, ‘그여자네 집’, ‘나무’,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울고 들어온 너에게’ 등이 있으며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등의 산문집등을 출간했다.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상 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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