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보 후퇴한 ‘다당제’ 꿈, 잊지 말아야 할 ‘개혁’
일보 후퇴한 ‘다당제’ 꿈, 잊지 말아야 할 ‘개혁’
  • 김관영
  • 승인 2019.12.08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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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당 창당 1년 10개월만인 8일 소위 ‘변화와 혁신’계 의원들이 창당발기인 대회를 연다. 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원회가 발족되면 이제 법적으로 신당이 생긴다.  

 모든 정당 안에는 입장이 다른 그룹들이 있고, 그래서 정당 내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대체로 대부분의 정당들은 정당의 성공을 위한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면서 그런 차이를 극복해 낸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결과적으로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 사이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했다.  

 바른미래당이 1년 10개월 활동 기간안에 정치현안에 있어서 다양한 갈등이 있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에서 큰 차이가 분당의 원인으로 진단한다. 첫 번째는 다당제에 대한 입장이었다.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소수 정당이었다. 필연적으로 다당제 정치체제가 만들어져야 생존 가능할 수 있다. 국민의당은 처음부터 다당제의 가능성을 염두하고 만든 정당이었다 거대 두 정당이 양극단의 정치를 하는 통에 중도진영을 대변할 정당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던 것이다. 진보-중도-보수로 이어지는 3축에서 경쟁하는 정당이 있어야 한다고 봤던 것이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그렇지 않았다. 20대 총선이 끝난 후에 만들어진 바른정당이 내건 개혁보수는 결국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으로는 안 된다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나아가 결국 ‘하나의 보수’로 재편 돼야 한다고 봤던 것이다. 당장은 외피는 제3정당으로 입고 있지만 그 꿈은 다당제가 아닌 양당제였던 것이다. 애시당초 정당의 미래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쉽게 정리 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이념정당에 대한 차이였다. 모든 정당이 이념적 기반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보수-진보 프레임을 인정하고 그 속에 자리잡는지 여부는 다를 수 있다. 즉, 프레임이 앞서고 정당의 판단이 뒤를 따르는 것과, 정당의 활동이 결과로 어떤 이념적 지향을 가진다고 평가 받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국민의당은 중도 개혁정당을 통해 한국사회의 오랜 이념 갈등과 편 가르기의 폐혜를 극복하고자 했다. 진보-보수라는 이념적 기반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현안에 대한 합리적 해법을 찾는데 더 집중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先이념 後정책’이 아니라, ‘先정책 後이념’을 지행했던 것이다. 

 반면 바른정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개혁보수’라는 프레임이었다. 이들은 지난 1년 10개월 동안 내내 바른미래당이 ‘개혁보수’의 캐치프레이즈를 걸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요한 것은 바른미래당이 무엇을 할 것인가였는데, 바른정당계에 우선한 것은 이념적 지향의 천명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런 차이들로 삐걱대던 바른미래당은 지난 봄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다당제의 가치를 지향하며 중도에서 거대양당을 견인할 정당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제3지대론과 양당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보수대통합론을 주장하면서 말이다. 

 바른미래당의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의 통합 노력은 일단락 됐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은 개혁이다. 정치사법제도 개혁은 물론이고, 이전 정부 10년의 적폐와 현 정부에서 부족한 개혁 과제도 많다. 이를 위해서는 이념 프레임에 갇혀 세상을 재단하는 정당이 아닌 건강하고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국회에 진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왕에 헤어지기로 했으니, 새로운 정당이 성공하길 바란다. 그러나 처음이나 끝이나 정치인 본인의 삶보다 국민들의 삶을 생각하는 정당이 되길 충고한다. 국민들에게는 개혁보수 정당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내 삶을 윤택하게 할 구체적인 정책과 법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당인가가 휠씬 더 중요하다는 것 명심하길 바란다.
 

 김관영<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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