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을 통한 사회책임경영이 기업의 생존 전략이다
나눔을 통한 사회책임경영이 기업의 생존 전략이다
  • 최규명
  • 승인 2019.12.05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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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복지는 국가가 전담하는 방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20세기 복지국가가 정부 주도의 복지체제를 의미한다면, 21세기의 복지사회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사회의 나눔 사이의 상호협조적 동반자적 관계를 요구한다. 이는 단순히 정부의 복지에 대한 책임을 기업과 시민사회에 전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21세기에 다양화되고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복지국가 개념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필연성에서 나온 개념이 복지 다원주의에 입각한 복지사회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나눔 수준은 아직 낮은 편이다. Charities Aid Foundation이라는 기관에서 매년 발표하는 세계기부지수에 의하면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은 전 세계 142개 국가 중 나눔의 수준이 60위에 머물고 있다. 일인당 국민소득 3만불과 세계 경제 순위 10위권의 경제 수준에 비하면 나눔의 수준은 상당히 미약한 형편이다. 우리 사회의 나눔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 의식이나 시민의식보다는 동정심과 측은지심에 기반을 둔 공공부조형 나눔에 머물고 있으며,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대상에 대한 나눔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단순한 동정심 차원이 아닌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건강한 책임의식에 근거한 나눔의 정신이 더 확대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나눔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부족의 문화를 연구하던 한 인류학자가 어느 부족 아이들에게 달리기 시합을 시켰다. “나무 밑에 1등으로 도착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줄게!” 1등 상품은 아프리카 아이들이 평소 먹지도, 보지도 못한 맛있는 과자들이 가득 담긴 바구니였다. 학자는 아이들이 1등을 하기 위해 각자 기를 쓰고 달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아이들이 손을 잡고 한 줄로 나란히 달리는 것이 아닌가? 결국 다 같이 골인 지점에 도착한 아이들은 과자를 함께 나누어 먹었다. 1등을 해서 과자를 독차지하고 싶지 않았느냐는 학자의 물음에, 아이들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우분투(UBUNTU)!”

 우분투란, ‘네가 있기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을 가진 아프리카 반투어이다. 아프리카 정신의 기초이기도 한 우분투는 “사람이 사람인 것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다” 라는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넬슨 만델라가 강조하면서 널리 알려진 개념이기도 하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개념은 사회책임경영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어왔다. 나눔의 정신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한 결과이다. 외국의 경우 장수기업은 통상 100년 이상의 업력(業歷)을 의미한다. 올해 초 발간된 ‘백년기업 성장의 비밀’ (문승렬 장제훈 저, 모아북스)이란 책을 보면, 창업 200년 이상의 장수기업만 해도 전 세계 50여 개국에 7,000여 개나 되며, 일본이 3,000여 개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독일(1,500여 개), 프랑스(300여 개)등의 순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100년 이상 된 기업이 2만2,0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근대적 기업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는 100년 이상 된 기업이 9개 정도다. 2016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업 58만여 개중 50년 이상 된 기업은 0.2%,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은 2%에 불과하다. 10년 미만의 기업이 전체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기업의 평균 수명이 짧다.

 지적협회를 거쳐 1977년 (재)대한지적공사로 출범한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본연의 업무와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누리知’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저소득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측량을 제공하여 업무역량을 나누는 ‘행복 LX’,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진로체험 및 지적측량 체험을 통해 전문성을 나누는 ‘지식 LX’,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 필수품과 난방연료 등을 전달하고 1사1촌 자매결연 활동 등 인적자원을 나누는 ‘동행 LX’, 국립 오페라단과 함께 ‘찾아가는 발레이야기’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체험을 나누는 ‘감성 LX’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눔을 실천하여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앞으로 백년기업이 되기 위한 여러 요건 중에 나눔을 통한 사회적 신뢰가 기업의 성과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 나갈 때라 생각한다.

 최규명 LX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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