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지 마’ 훈계 한 마디에 고교생 가정집에 돌 던져
‘담배 피우지 마’ 훈계 한 마디에 고교생 가정집에 돌 던져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12.02 19:0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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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드림 해당 게시글 캡처본.
보배드림 해당 게시글 캡처본.

담배를 피우던 고교생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훈계 한 번 했다가 보복 행위로 인해 불안증세를 보이는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이사까지 생각해야 할 처지에 놓인 한 30대 가장이 울분을 토해냈다.

이같은 사연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외부로 알려지면서 청소년 선도교육에 대한 교육당국의 사후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해당 학생들은 피해 가정에 돌을 던지거나 담배 꽁초를 버리는 등 보복 행위를 했다가 검찰로부터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등의 혐의가 적용됐지만 청소년범죄예방프로그램 이수를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그 후에도 여전히 피해 가정 근처에서 담배를 피워 생후 3개월과 24개월 된 두 아이를 키우는 피해 가정의 아내는 대인기피증과 우울증까지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에 살고 있는 A(37)씨는 지난 11월 27일 한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고1 남학생 무리들이 주거침입·재물손괴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보배드림 해당 게시글 캡처본.
보배드림 해당 게시글 캡처본.

A씨는 자신이 올린 글을 통해 “지난 7월 10일 아내가 둘째 딸 수유를 하던 중 담배 냄새가 나서 거실 창문을 내려다 보니 학생 4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기에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했다”면서 “이후 학생들이 집 창문에 돌멩이와 담배 꽁초를 던지거나 벨을 누르고 도망치는 등 보복 행위가 지나쳐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어 “경찰에 붙잡힌 학생 부모가 ‘증거가 있느냐’며 항의했고 CCTV에 찍힌 장면을 보여주자 학생들도 자신들의 행위를 인정했다”며 “이후 해당 학생들은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지난 10월 청소년범죄예방프로그램 이수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해당 학생들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도 우리집 인근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어 청각장애 3급인 아내가 불안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현재 아내는 혼자서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불안해서 그 누구에게도 문을 열어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두 딸과 안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철없는 학생들이지만 본인들이 한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꼭 알게 해주고 싶다”는 A씨는 “민사소송도 준비중이며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멀리 이사를 가려고 한다”고 고충을 토해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이후 진술 내용을 확인한 뒤 담임과의 연계를 통해 상담 지도를 실시했다”며 “학교 외부에서 일어난 사안이기 때문에 그동안 경찰이나 검찰의 처분을 기다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교 관계자는 “지난주 학생들을 통해 검찰의 처분을 인지한 만큼 이번주 안으로 선도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에 대한 징계 등 처리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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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이답 2019-12-03 09:55:44
교도소가 답이다
소향 2019-12-03 08:46:23
이 나라가 어찌될려고ᆢ큰일이군요ᆢ
피해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군요
전주 2019-12-02 19:20:41
요즘 애들 진짜 답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