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희열(喜悅)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희열(喜悅)
  • 유희태
  • 승인 2019.12.02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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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전북을 연고지로 하는 전북현대모터스 프로축구단의 극적인 K리그 우승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벌어지기 전까지 전북현대의 순위는 2위로 우승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같은 시각 경기를 벌이는 울산 현대가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어서 전북이 우승하려면 반드시 승리하고 울산의 결과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북의 문선민 선수는“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는 누가 챔피언의 자리에 오를지 알 수 없다”며 결전의 자세를 다짐했었다.

 결국 전북현대는 통산 7번째 우승과 3연패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쌓는 기쁨을 맛보았고, 비가 오는 날씨 속에서도 홈경기장을 찾은 1만여명의 전북도민들은 전북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전북의 응원가인‘오∼오렐레’를 부르면서 우승의 감격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렇게 사람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지 노력해 최선을 다한 뒤에 하늘의 뜻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진인사대천명’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인생을 살다보면 최선을 다 한 뒤 여러 여건까지 맞으면서 기적처럼 얻어진 큰 성과는 보통의 것보다도 훨씬 큰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필자도“은행에서 하나만 해당돼도 출세가 어렵다”는 호남, 상고, 노조위원장 출신이란 이력을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일한 덕분에 국책은행의 최고경영인으로 이름을 올리는 희열을 경험한 바 있다.

 그리고 요즘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진인사대천명의 희열을 가장 잘 아는 인사일 것 같다.

 전북도 숙원사업으로 강력하게 추진 중인 탄소산업소재법이 국회 법사위 2소위에서 무산됐지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북까지 찾아와 12월 통과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탄소법 무산으로 일부 야당에서는 민주당을 향해‘역할부재론’까지 꺼내들었지만 송 지사는 국회를 직접 방문하는 등 개정안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달 20일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가 조속한 통과를 건의했고, 25일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 의장, 전해철 간사, 구윤철 기재부 2차관 등을 만나 탄소법 통과 필요성을 피력했다.

 전주시장 시절부터‘탄소’를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로 만들었던‘탄소산업의 산증인’인 송 지사의 뚝심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첫 당선 때부터‘진인사대천명’을 견지했던 송 지사는 이후 어려운 전북의 여건 속에서도 핵심적인 사업을 골라 총력전을 펼치면서 오는 2023년 새만금 세계 잼버리대회와 2022년 아·태 마스터즈대회를 유치하는 쾌거를 올렸다.

 또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과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산업의 예비타당성조사면제를 이끌어내면서 전북경제 활성화를 위한 활로를 찾아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전북의 짐을 나눠 짊어질 정치인이 부족해서 송 지사의 짐이 너무 무겁게 보인다. 같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은 2명뿐인데다가 다선 의원은 중앙정치권의 역할이 크다보니 송 지사와 허심탄회하게 전북발전을 논의하고 힘을 보태기에 아쉬움이 있다.

 더구나 전북발전을 위해서라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할 전북지역 야당 국회의원들은 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안마다 비난을 퍼부으며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다.

 그나마 작은 당까지 쪼개면서 전북발전을 위한 국회지원 여력을 감퇴시킨 상황에서도 총선이 다가오자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목소리만 더욱 키우는 듯하다.

 원래 진인사대천명은 삼국지의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에서 유래한 말이다.

 적벽대전에서 촉나라 명장 관우가 위나라의 조조를 잡아 놓고도 예전 신세진 일이 있어 죽이지 못하고 살려 보내자 위나라 군사인 제갈량이“조조가 아직 죽을 운이 아니다. 내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쓴다 할지라도 목숨은 하늘의 뜻에 달렸으니 하늘의 명을 기다릴 뿐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의 일을 성실히 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일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고 요행이 성과가 나오면 자신의 덕 인양 홍보해서 전북도민을 기만하려는 꿍꿍이를 지닌 자가 있다면 당장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전북도민은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모쪼록 바른 마음으로 최선의 자세로 성실히 일한 뒤 좋은 결과로 도민께 기쁨을 드리고, 그 모습 속에서 희열을 느껴보길 정중히 권한다.

<유희태 더불어민주당 한반도경제통일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전 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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