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은 안녕하답니다.
남원은 안녕하답니다.
  • 김영주
  • 승인 2019.12.02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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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25일자 본지의 ‘오피니언 란’에 실린 글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애향운동본부의 일을 맡는 처지라 남원이라는 제목이 눈에 잡히는 건 일종의 반사 신경이 작동하는 것과 같았다. 몇 줄을 읽다 보니 제목의 반가움은 오간데 없고 불편함이 밀려온다. 잘 알 수도 없는 무명의 언론인 출신이 남의 동네 칭찬을 해도 낯설 판에, 밑도 끝도 없이 근거도 빈약한 지역 쇠퇴론을 들먹이고 있다. 일단 불편함을 뒤로하고 꼼꼼히 짚어보니 짐작 가는 바가 있다. 특정인을 비방하기 위해 견강부회(牽强附會)식의 논리를 펼친 노력과 흔적은 역력하나 본인이 정론직필을 중시하는 언론인 출신임을 망각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좋다. 누구를 비방하는 것은 자유이나 제 동네도 아닌 남의 동네 지역민들 손가락까지 들먹이며 모욕에 가까운 표현을 하는 것은 나가도 너무 나가 보인다.

 칼럼작성자가 이야기한 ‘정치낭인이 된 여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잘 나갔던 3선 국회의원’이 이 정부 들어 도로공사 사장으로 화려하게 되살아난 것은 작성자가 말한 지독한 아이러니가 아니라 건설교통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경력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88고속도로나 북남원IC가 있는 순천-완주 고속도로도 공사를 진행할 그 당시는 MB의 4대강 밀어붙이기가 한창이던 시절로 모든 SOC 예산이 삭감되던 터라 ‘잘나가던 그’가 아니었으면 그렇게나 빠른 준공이 가능했을까 싶다. 필자가 확인해보니 IC문제는 지자체가 판단할 일이었고 그나마도 그 ‘잘나가던 이’가 뒤늦게 알게 되어 추가되는 북남원IC를 지방비 없이 겨우 만들어 냈다고 한다. 남원이 안녕하냐고 묻는 무명의 언론인 출신은 이런 사실 관계를 확인이나 했을까. 더군다나 재선의 시장이 3선을 포기한 결정적 이유가 북남원IC라니 사실 관계와 벗어난 그의 주장과 내용은 나가도 너무 나가 보인다.

 남원은 과거 지리산권의 관문이자 중심도시였던 것은 맞다. 한때 방을 얻기 어려웠던 것도 맞고 최근 남원지역 콘도들의 형편이 어려운 것도 맞다. 하지만 어찌 남원쇠퇴의 원인이 잘못된 고속도로 정책이란 말인가. 물론 그 당시의 잘나갔다던 그 정치인도 교통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생산시설에 집중한 순창과 달리 남원은 교육관련 시설과 교통관련 SOC에 집중하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쇠퇴의 흐름을 막을 수 없는 건 수도권중심인 국가정책의 탓도 있을 뿐만 아니라 너무도 복잡한 상황들이 얽히고설키어 있다. 남원이 화려했던 시절은 저성장도 양극화도 지금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관광산업의 패턴도 지난 국민의 정부 이후 급격하게 바뀌었다. 관광객 감소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상존하는 것이고 지역의 인구감소는 전국적인 문제이다. 모든 문제를 고속도로 정책의 잘못에서 찾는 것은 나가도 너무 나가 보인다.

 남원지역을 취재했던 언론인으로서, 우리 지역에 지대한 관심을 두는 일만큼은 감사한 일이다. 그런 인연이 있어 관심을 갖는다면 최근의 남원, 즉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추진문제나 운봉의 가야문화가 세계문화유산 잠재목록에 등재된 것들을 비롯하여 221ha에 이르는 가축유전자원센터 부지의 확보 등 남원시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호기에 있음을 제대로 알고 알리는데 더 많은 관심을 주어야 마땅할 일이다. 지금 우리 남원은 ‘예촌’조성을 통해 광한루원 관광권역의 확장을 이루어 내고 있을 뿐 아니라, 김병종미술관 개장으로 더욱 품격있는 관광단지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체험(짚라인·모노레일·어드밴쳐)시설 등을 도입하여 역동성 있는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언론인출신 칼럼작성자가 우려하는 만큼 우리 남원이 쇠퇴해가고 있지만은 않다는 것은 제너럴바이오를 비롯한 농산업단지의 넉넉한 청년 일자리와 해마다 20만명 이상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것까지 농업, 복지 분야 등 곳곳에서 안정과 성장을 알리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누군가의 수혜를 위해 특정인을 비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방의 방법이 틀려 있다. 언론인출신 칼럼작성자는 지역쇠퇴의 원인을 ‘여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잘 나갔던 3선 국회의원’에게서 찾는 듯해 보이나, 그 비방의 목적을 위한 수단은 너무 억지스럽기 그지없다. 톨게이트 노조를 들먹이며 형편이 나아지니 약자를 무시한다고 표현했으나 그는 대한민국 최고 권력층에 20여년 가까이 머물렀으나 그때나 지금이나 형편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선거 때마다 공개되는 그의 재산내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비정규직의 문제 역시 무조건 받는 것이 상수가 아님을 대부분의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 도로공사 가로등 사업문제로 무슨 게이트란 추문 역시 그렇다. 정말 게이트가 있고 문제가 있었다면 다른 방송사들이 가만히 앉아있었겠나, 아마 단독이니 속보니 해서 난리가 났을 일이다. 비방도 적당히 근거를 가지고 제시해야 하나 언론인 출신이라는 분이 ‘카더라’식의 비방을 일삼으며 지역민에 모욕감을 줘가면서까지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배웠다는 식자(識者)가 할 일은 아니다. 글의 위력을 안다면 더욱 그렇다. 그 위력을 알기에 애향하는 이로써 25일의 그 물음에 답한다. 남원은 안녕하답니다.

<애향운동본부 이사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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