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기다려주기
아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기다려주기
  • 이길남
  • 승인 2019.11.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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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낙엽지는 계절이다. 초록이었던 나뭇잎이 서서히 노랗고 빨갛게 변해가더니 툭, 툭 떨어져버린다. 떨어진 나뭇잎들은 이리저리 바람 따라 뒹굴기도 하고 나무 아래 켜켜이 쌓여간다. 휑하니 잎을 다 떨군 나뭇가지들이 추운 날씨를 더 춥게 느껴지게 만드는 요즘에는 차라리 눈이라도 하얗게 내리면 포근하게 느껴질 듯하다.

  낙엽이 지는 원인을 찾아보니 나무는 날이 추워지면 스스로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나뭇잎을 떨어뜨려 생명을 이어간다고 한다. 내년 봄이면 다시 새잎을 틔우고 또 열매를 키워내야 하기에 봄부터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매달고 있던 나뭇잎들을 떨쳐내는 것이다.

  나무가 그토록 추운 겨울을 묵묵히 버텨내듯이 우리도 살아가면서 힘들었던 일이 닥쳐왔을 때 굳건히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길러야겠다. 세계에는 여러 나라들이 많지만 사계절을 다 겪으며 생활하는 우리이기에 우리의 유전자에는 보다 강인한 생명력도 존재할 것이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조금씩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스스로 잘 해결해나가도록 돕는 것이 좋다. 혼자 해보다가 정 힘들때는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상냥한 어른이 되어주도록 하고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저학년 아이를 둔 엄마들 중에는 가끔 학교에서 숙제나 준비물이 주어지면 엄마들의 숙제로 착각을 하고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안내만 해주도록 하자. 아이도 해봐야 안다. 아이가 너무 귀한 나머지 그저 아무것도 스스로 해보지도 못하게 하고 모든 것을 다 제공해주려고만 한다면 결코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힘든 것을 잘 참아내고 해결할 때마다 적절한 칭찬을 해주며 응원하다보면 아이는 점점 더 어려운 일도 잘 참아내며 성취감을 맛보는 즐거움을 알아갈 것이다.

  선생님은 교실에서 아이들의 도전정신을 키워주도록 하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 남보다 쉬운 일만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가능하면 자신의 기량을 좀더 향상시킬 수 있는 조금 더 힘든 일도 해내고자 노력할 줄 아는 아이가 되도록 이끌어야겠다. 예를 들면, 자신이 선택한 책을 끝까지 참고 읽어보도록 하고 쓰던 글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다. 약속을 했다면 꼭 지키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업수행의 연습이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보다 잘 참아낼 줄 알고 기다릴 줄 아는 좋은 품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면 어른들도 역시 그렇게 해야할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을 때까지 참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나무가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내야 봄에 새싹을 틔워낼 수 있듯이 아이 역시 이런저런 어려움을 잘 견뎌내고 힘든 시기를 잘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부쩍 성숙한 모습으로 달라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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