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약대 6년제 전환 앞두고 정원 조정에 대학들 진땀
2022학년도 약대 6년제 전환 앞두고 정원 조정에 대학들 진땀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11.27 1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2+4년제인 전북지역 약대 3곳이 2022학년도부터 통합 6년제로 개편돼 정원이 늘어나게 되면서 일부 대학의 경우 타 학과 정원을 감축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다. 교육부는 교육 여건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정원이 늘어나거나 학제 개편 시 재산, 교원 확보율, 시설 등 4대 교육 요건을 심사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타 학과 정원을 조정해 전체 정원을 유지하도록 규정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교육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대학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여서 도내 대학들 사이에서 이 같은 기준에 대해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다음 달 말에 ‘약대 통합 6년제 전환 기본계획 검토 결과’가 각 대학에 통보된다. 도내에서는 전북대, 우석대, 원광대 3곳이 대상이다.

기존 2+4년제의 경우 타 학과·학부에서 2년 이상 기초·소양 교육 이수 후 약대에 편입해 4년 전공 교육을 이수하는 교육체제라면, 통합 6년제는 고교 졸업자를 신입생으로 선발해 기초·소양 교육 및 전공 교육과정을 6년간 이수한다.

그동안 약학 교육에 대한 기초 교육과 전공 교육 간 연계성 약화, 약대 편입을 위한 이공계 학생 이탈 가속화,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 등으로 통합 6년제로 전환돼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돼 왔다.

도내 대학들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해 6년제 개편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규정에 따른 교육 요건을 만족시켜야만 전환이 가능한데 재정 열악과 교원 확보 문제 등으로 이를 실행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일례로 교원 부분만 봐도 100% 기준을 맞춘 학교는 찾기 어렵다. 현행 규정의 교원산출 기준(교원 1인당 학생 수)을 보면 인문·사회 25명, 자연과학 20명, 공학 20명, 의학 8명, 예체능 20명이다. 도내 대학들 대부분 이 기준을 초과하하고 있다.

사립대의 경우 갈수록 재정 상황이 열악해지고 있는 만큼 4대 교육 요건 중 하나인 수익용 기본예산(자산)도 발목을 잡는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30여 곳의 약대 중 교육 요건을 충족하는 곳은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차의과대, 경상대, 전남대, 충북대 등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대학 측에서는 교육부의 이같은 기준에 더욱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교육부는 “규정상 따라야 하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타 학과 정원 조정을 통해 약대 인원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다만 전북대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약대가 신설됐다는 점에서 증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나머지 대학들은 타 학과의 정원을 약간씩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정원 미달 등 각 학과 형편을 고려해 일정 정도의 인원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부가 현실에 맞지 않는 잣대를 대면서 대학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 셈”이라고 토로했다.

김혜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