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자사고 폐지와 함께 자율중 전국단위 모집 못 한다
2025년 자사고 폐지와 함께 자율중 전국단위 모집 못 한다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11.2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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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외고·자사고 등의 설립근거를 삭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27일 입법예고하기로 하면서 전국단위 모집을 하고 있는 전북지역 자율중학교 선발권도 학군 내로 바뀔 전망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내 전국단위 모집 선발을 근거로 하는 내용은 지난 2009년 이미 삭제됐지만 ‘그 이전(2009년)에 지정된 자율학교는 전국단위 모집을 유지한다’는 부칙이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없어지기 때문이다.

당초 농촌학교 살리기 차원으로 전국단위 모집을 실시했던 도내 자율중은 이같은 방침으로 추후 학생 모집에 또다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지난 20일 ‘전국단위 모집 고등학교 특례 폐지에 따른 전국단위 모집 중학교 적용 일괄 폐지’방침에 대해 일종의 특권을 누려왔다는 점에서 동의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이후 도교육청은 도내 자율중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되면 이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에는 총 6개교(군산 회현중, 남원 용북중, 완주 화산중, 고창 영선중, 부안 백산중, 부안 변산서중)가 각각 2005~2008년에 전국단위 자율학교로 지정돼 5년 이내 재지정 평가를 받아 유지해오고 있다.

이 중 부안 변산서중은 타 시도(전국) 학생이 전체 정원의 5% 미만이 되면서 지난 2013년부터 광역단위로 변경됐고, 군산 회현중도 같은 이유로 내년부터 도내 학생들만 선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행령 개정이 되면 오는 2025년부터 도내 모든 자율중은 학군 내 학생들만 수용하게 된다.

대부분 면단위에 위치한 도내 자율중은 학군 내 학생보다 도내 또는 타 시도 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기숙사가 마련돼 있고 교육과정 다양화 등의 요인으로 다른 지역에서 학생들이 유입되는 상황이다.

실제 화산중의 올해 신입생 접수현황을 보면 학군 내 학생은 24명뿐이었지만 도내 246명, 도외 408명 학생이 지원해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영선중도 학군 내 학생은 21명에 불과한 반면 도내 학생은 57명, 도외 학생은 223명으로 타 지역 학생 수가 월등히 높다.

전국단위 모집이 폐지되면 도내 자율중 학생 정원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역 내 학생 수는 매년 감소세에 놓여 있고 최악의 경우 학교 존폐위기 논란까지 번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전국단위 모집을 실시하는 도내 자율중 입장에선 쉽게 공감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고창 영선중 이윤교 교장은 “자사고와 일반고 갈등에서 발생한 폐단을 중학교까지 연계시키는 것은 잘못됐다”며 “면 지역에 있는 작은 학교가 단지 전국단위 모집을 하는 것 뿐이고, 특별히 지원을 받거나 수업료를 받는 것도 아닌데 혜택이라고 볼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 교장은 “주변에 있는 초등학교의 학년당 학생 수는 10명 남짓이고, 지역 내 학생수는 점점 줄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시행령이 개정되면 따를 수밖에 없지만, 지금부터 방안을 모색하더라도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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