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잔재 교가 교체 작업, 부안 주산초 1곳 완료
친일 잔재 교가 교체 작업, 부안 주산초 1곳 완료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11.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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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교육청이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 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교가 교체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부안 주산초등학교의 새 교가가 처음으로 완성됐다.

1924년에 개교한 부안 주산초는 현재까지 친일파 인명사전에 등록된 김성태 작곡의 교가를 불러왔다. 뒤늦게 친일 잔재 교가라는 소식을 들은 학교 측은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김영주 교감은 “학생들도 과거 일제 식민지 역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교가를 바꾸는 데 적극 찬성했다”며 “교가를 직접 부르는 당사자들인 만큼 학생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주산초는 지난 8월 학생, 학부모, 총동창회 등 학교구성원들의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바꾸지 말자’, ‘작곡만 수정하자’, ‘작곡·작사 2개 다 변경하자’ 등 3개 안 중에 멜로디와 가사를 모두 교체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후 학교운영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올려 최종 확정한 뒤, 전북도교육청의 초등음악교육연구회를 통해 교가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주산초는 연구회에 아이들이 따라부르기 쉽고 밝은 느낌이 나는 곡조와 함께 교우관계, 학교 이름의 의미가 드러나는 가사를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연구회 측에서는 이달 초 3~4개 시안을 보냈고,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직접 불러보는 시간을 가져 선택 기회를 제공했다.

최종 선정된 교가는 한은선 작사·유경수 작곡으로 탄생된 곡으로, 이전 교가가 군가풍의 느낌이었다면 새 교가는 동요 느낌으로 제작됐다. 가사도 이전 교가에는 ‘자라나는 민주의 일꾼’, ‘수려한 노령점기 가슴에 안아’ 등으로 초등학생들이 부르기 어렵다는 여론이 많았었다. 새 교가 가사에는 ‘서로 도와가며 배려의 마음 키우고’, ‘행복 씨앗, 꿈 열매 쑥쑥’, ‘즐거운 배움 자람터’ 등 비교적 쉬운 의미의 단어들이 쓰였다.

김 교감은 “처음에는 교가 작곡가가 친일파 김성태가 맞는지 입증하기도 어려웠고, 교가를 바꾸는 데 상당한 부담이 있었다”면서 “새 교가가 완성되고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즐겁게 부르는 모습을 보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일제 잔재 교가 교체 대상 학교는 총 25곳으로 전북도교육청은 이 중 10곳(부안 주산초 포함)을 대상으로 우선 지원해 나가고 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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