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공기관 역할 확대와 경영혁신
지방공공기관 역할 확대와 경영혁신
  • 김천환
  • 승인 2019.11.18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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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매일 아침 가젤이 잠에서 깬다. 사자에게 잡혀먹히지 않기 위해 열심히 달리던 가젤은 어느 날, 자신의 빠른 네 다리가 사자쯤은 문제없이 앞지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를 채우기 위해 해가 뜨면 열심히 달리며 가젤을 쫓던 숫사자는 어느 날, 자신이 사냥하지 않아도 다른 암사자들이 사냥해 온 것만으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방심하던 가젤은, 처음 사냥에 나서 죽을 힘을 다해 달리는 어느 사자에게 잡혀먹히고 만다.

 암사자가 사냥해 온 것만을 먹으며 나태해졌던 사자는 무리에서 버림을 받아 굶어 죽고 만다. 밀림의 세계에서는 해가 떠오르면 무조건 달려야 한다. 생이 다하는 날까지.

 이 이야기는 우리 혁신도시에 있는 행정안전부 자치인재개발원 지방공기업 경영자 과정 교육을 갔다가 들은 모 강사 강의내용 일부이다.

 요즈음도 가끔 시청하는 어릴 적부터 보아왔던 ‘동물의 왕국’이라는 TV프로그램을 생각하며 인상깊게 들은 이야기다.

 무한경쟁사회에서 멈추면 죽는다. 즉 끊임없이 경영혁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우회적인 이야기이지만 최고경영자로서 나에게는 그냥 넘길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전국적으로 지방공공기관은 지방공기업법에 의한 지방공기업이 404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한 출자출연기관이 702개로 총 1,106개 기관이 운영 중이다. 전라북도 전체 지자체는 지방공기업 3개, 출자출연기관 53개로 총 56개 기관을 운영 중이다.

 지방공공기관의 연간 예산규모는 68조에 이르고, 자산이 210조 부채는 60조 가까이 된다. 종사자수도 9만명 정도 된다. 지방자치 이후 지방분권이 고도화됨에 따라 그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예가 규모와 재정이 매년 급증하는 추세이다. 지방공기업의 경우 1980년에 30개, 1990년에 131개에서 2010년 378개, 2019년 현재 404개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출자출연기관의 경우도 2016년 463개에서 2019년 3월 기준 702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그 역할과 기능이 지역사회에서 지자체와 더불어 공공분야의 양대 축으로 발전하고 있고, 지자체의 기능 및 사업의 역할을 대신해 주민밀착형 서비스를 하다 보니 주민과의 최접점에서는 지자체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늘어난다.

 전주시의 경우 주차장관리나 월드컵경기장 같은 체육시설 관리 등을 전주시설관리공단에서 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민들은 전주시에서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적으로 정부기능 축소와 공공기관이 증가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지방공공기관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기 때문에 기관총량제를 도입하여 공공기관을 통합하고, 규모의 경제를 발생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 같다.

 역대정권마다 지방공공기관의 역할은 혁신의 수단으로 때로는 정책의 국민수용성 확대를 위하여 항상 실험적으로 선봉에 서 왔다.

 참여정부의 권위주의 타파와 혁신정부, 이명박정부의 경영자적 마인드 행정과 성과지향 실용정부, 박근혜정부의 원칙과 법치경영, 정부3.0, 현정부에서는 공공기관이 좀 더 국민의 곁으로 다가서는 사회적가치 창출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더욱이 지역균형발전, 사회적약자 배려, 중소기업 상생, 일자리창출, 고졸 채용 등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무와 직접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촘촘하고 다양한 품질 높은 서비스, 친절과 고객만족 등에 최선을 다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만큼 공기업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고,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경영혁신을 끊임없이 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밀림의 타잔은 전진하기 위해 잡고 있던 줄을 놓아야 다음 줄을 잡을 수 있다. 버려야 할 줄과 새롭게 잡아야 할 줄을 고민하며, 올 한해도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

 김천환<전북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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