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기부 줄고 연탄값은 상승’ 에너지 빈곤층의 힘겨운 겨울나기
‘경기 침체로 기부 줄고 연탄값은 상승’ 에너지 빈곤층의 힘겨운 겨울나기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11.17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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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춥고 매서워지는 겨울바람이 무섭습니다”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장기적인 경기 침체의 여파가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도내 에너지 빈곤층에게 큰 힘이 됐던 연탄 기부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동장군이 코 앞까지 다가온 가운데 어려운 이웃들의 힘겨운 겨울나기가 예상되는 이유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3년 사이 연탄 가격이 크게 올랐을 뿐만 아니라 수년 동안 계속돼 온 경기침체로 인해 연탄 기부가 눈에 띄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 겨울 연탄 한장이 가져다주는 온기에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악재가 겹치고 있는 것이다.

 17일 밥상공동체 전주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시작해 내년 3월까지 진행되는 연탄나눔 봉사활동은 저소득 세대 4000여 가구에게 연탄 100만장 전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전주연탄은행에 기부된 연탄은 5만여장에 불과한 상황이다.

 올겨울 목표했던 연탄 전달 가구 수 미달성은 물론, 에너지 빈곤층이 혹독한 겨울을 보낼 것이라는 우려가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전주연탄은행 관계자는 “현재도 에너지 빈곤층은 소중한 연탄 한 장으로 추위와 맞서 싸우는 등 힘겨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면서 “방송과 SNS 등을 통해 모금 운동을 하고 있지만 갈수록 기부의 손길이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에너지 취약 계층에 대한 기부가 줄고 있는 것은 최근 3년 사이 크게 오른 연탄 가격과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맞물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015년 한장 당 374원이던 연탄 도매 가격은 지난해 639원으로 70%가량 올랐다.

 이로 인해 연탄을 사용하는 저소득층 가구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시중에서 판매되는 연탄 한장의 소비자 가격은 800원이지만 에너지 빈곤층이 거주하는 일부 고지대 지역은 1천원에서 1천100원까지 오르게 된다.

 연탄 판매 가격에 배달료가 더해지기 때문인데 저소득 에너지 취약계층들에게는 이중 삼중고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주시내 고지대인 승암마을 기초생활수급자 이모(75·여)할머니는 “방 한 칸을 데우려면 연탄이 하루 최소 5장은 필요하지만 연탄 값이 크게 올라서 마음 편히 사용하지 못한다”면서 “하루에 연탄 3장 정도로 아껴가면서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취약계층이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가구당 최소한 800장의 연탄이 필요하지만 연탄 기부 손길이 크게 감소하면서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혹독한 겨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윤국춘 전주연탄은행 대표는 “에너지 빈곤층이 체감하는 겨울은 11월부터 내년 3월, 일부는 4월에도 추위와 싸우고 있다”면서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도움이 필요한 에너지 빈곤층들이 너무나 많은 만큼 이들이 따듯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기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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