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실수’도 이제 멈춰야 할 때
‘한 번의 실수’도 이제 멈춰야 할 때
  • 황인욱
  • 승인 2019.11.14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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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지리산 자락에는 여기저기 형형색색의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임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산림공무원의 숙명 ‘산불조심 기간’이 도래했다.

 비단 산림공무원 뿐만 아니라 산을 사랑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산불조심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산림청에 약 30년간 근무하면서 산불업무는 연중 150일 이상 휴일 없는 비상근무와 산불 발생 시 개인진화장비를 메고 가파른 경사지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산불을 진화하는 등 몸과 마음이 매우 고단한 업무이다. 

 해마다 산림청은 지자체, 유관기관, 민간단체와 함께 산불예방을 위해 기차역, 터미널, 등산로 입구, 마을회관, 행사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봄․가을철 ‘산불조심’을 외치고 국민들에게 산불예방 홍보활동을 추진해 왔다.  

 또한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한 산불예방 홍보로 인해 국민들의 산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고 숲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다. 

 한 예로 과거에는 산에서 취사 행위나 담배를 피우는 행위를 당연시 여겼다면,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정된 장소에서 취사행위를 하고 산행 시 화기물 등을 소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 산불은 사람들이 인식을 하고 있지만 실천을 하지 못해 발생된다. 2018년 산불통계를 보면 전체 산불의 약 70%가 입산자 실화 및 쓰레기․논밭두렁 소각 산불 등 사람의 실수가 주요 원인이다. 

 2019년 4월에 강원도 인제군 남면에서 쓰레기 소각으로 인해 345ha 피해면적이 발생되었고, 2017년 5월에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에서 입산자 실화로 765ha 피해면적이 발생되었다.

 ‘단 한번의 실수’가 산불로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주었다고 하니, 실수 치고는 너무 큰 대가를 치르는게 아닌가. 

 이 ‘한번의 실수’로 인해 사람들의 쉼터이자 야생동물의 보금자리인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림이 시커먼 잿더미로 변할 뿐만 아니라 본래의 숲으로 복구 되려면 수십년 이상의 회복기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산불은 발생되지 말아야 한다. 

 ‘얼마 전에 비가 왔는데, 설마 담배 꽁초 버린다고 불이 나겠어?’라는 생각, 산과 연접된 논․밭에서 ‘가을철 고춧대, 폐비닐을 버려야 하는데, 그냥 태워버리자’라는 생각 등 ‘귀찮아하고 설마 하는 생각’이 무심한 행동으로 이어져 본인이 원치 않는 결과가 발생되고,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이 따르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할 경우는 그 책임이 다르다고 하겠다. 

 산불은 진화 보다는 예방이 최우선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2019년 가을철에는 우리 모두가 ‘귀찮아하고 설마 하는 생각’을 떨쳐내어 단 한건의 산불이 발생되지 않는 한해로 마무리되길 산림공무원이 아닌 한 국민으로서 간절히 염원한다.

황인욱 서부지방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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