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호 내 수질개선 방법에 대한 고려
새만금호 내 수질개선 방법에 대한 고려
  • 김현수
  • 승인 2019.11.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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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상에 인류 문명이 자리 잡은 모든 곳에서는 물 환경의 오염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구상에는 매우 풍부한 양의 물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안타깝게도 그 물 중 대부분은 우리가 직접 사용할 수 없는 형태로 존재한다. 그렇다 보니 현대사회가 다양한 용도로 소비할 수 있는 형태의 물, 특히 하천과 호수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매우 제한적인 경우가 많고, 겉보기에는 충분해 보일 수 있는 수자원도 급격한 증가하는 물소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한된 수자원을 활용하여 증가하는 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저수지를 조성함으로써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물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전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흐르는 하천을 막아서 정체된 수체를 형성하는 것은 수질오염과 이로 인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을 크게 증가시킨다. 지구의 자연환경이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흐름이 원활하게 일어남으로써 어느 한 지점에 오염물질의 축적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물 흐름을 막아서 인공호를 조성하면 그만큼 오염물질이 유입되어 축적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겠다고 모든 인공호를 열어 하천의 흐름을 원상회복 시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인공호의 조성을 통해 수자원과 수환경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지금과 같은 인류 문명은 유지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은 꼭 현대사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과거에 우리 조상들도 물을 보관하고 사용하기 위해 수많은 저수지를 조성해 왔고, 현재 국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호수 중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호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환경보전과 수자원 및 수환경의 활용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어느 한쪽만을 강조하여 추진할 수 없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많은 선진국들이 강의 흐름을 막아 조성된 인공호의 수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어떻게든 인공호를 유지하면서 수질을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있는 대부분 호수는 댐을 열어서 물의 흐름을 회복하면 다시 양호한 수질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들이다. 하지만, 일단 인류문명이 자리를 잡은 후에는 인간도 그 생태계의 한 부분이 되어서 원래 목적한 수자원 및 주변 수환경의 활용과 수질 개선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서 수많은 자본과 기술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정체된 인공호의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두 가지 방향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는 호수로 유입되는 하천 유역의 오염원을 제거하여 하천수의 수질을 개선하여 깨끗한 물이 호수로 흘러들어 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수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이 있다면 이들이 호내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호수 수질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질개선을 위한 두 방법 중 하나만을 적용하여 수질개선을 이룰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호수 내외부에서 조화된 노력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여러 선진국에서는 호수 유입 하천 유역의 오염원 정비 노력과 함께 호수 내부에 직접 공기를 주입한다든가, 정체된 수체의 성층현상을 파괴하는 등의 직접적 수질 개선방안을 꾸준히 적용하여 느리지만, 지속적인 수질개선을 이루어 나가는 경우가 많다.

 거의 20여년간 새만금호 수질에 대해서 여러 가지 논란과 문제제기가 이루어져왔다. 안타깝게도 그동안의 노력은 대부분 유입하천, 즉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에 존재하는 오염원의 관리에 집중되어 온 반면, 호수 내부에서 수질 개선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직도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의 오염 저감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제는 새만금호 내부의 지형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만큼 호 내에서 할 방안이 무엇인지 고려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아직도 준설과 매립이 이루어진 상황이지만, 그러한 작업이 완료된 지점이나 특히 오염에 취약한 것으로 밝혀진 지점에 대해서 적용 가능한 방법이 무엇인지 신중히 고려해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수질관리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상황이 녹록지 않으니 판을 엎어버리자는 생각을 하는 것은 해볼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적용한 후에 해도 늦지 않은 것이 아닐까?

 김현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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