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빼빼로 데이’, 전주는 일본 불매운동 이상 無
시들해진 ‘빼빼로 데이’, 전주는 일본 불매운동 이상 無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11.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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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최대 대목 중 하나인 '빼빼로데이'인 11일 전주시 전북대학교 인근 한 편의점 앞에 가득 진열된 막대과자를 지나고 있다. 빼빼로가 불매운동 대상 제품으로 거론됐던 것을 의식했기 때문에 불매운동의 여파로 분위기가 시들하다.   최광복 기자
유통업계 최대 대목 중 하나인 '빼빼로데이'인 11일 전주시 전북대학교 인근 한 편의점 앞에 가득 진열된 막대과자를 지나고 있다. 빼빼로가 불매운동 대상 제품으로 거론됐던 것을 의식했기 때문에 불매운동의 여파로 분위기가 시들하다. 최광복 기자

 매년 11월 11일은 10대는 물론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빼빼로 데이’로 잘 알려져 있다.

   빼빼로 데이는 일본 제품 ‘포키’라는 과자의 모양에서 유래된 날인데, 올해는 예년과 달리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된서리를 맞아 시들해진 모습을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은 우리 농민들의 수고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농업인의 날이기도 하다.

 수년 전부터는 이날을 빼빼로 데이보다는 가래떡 데이로 부르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실제 11일 전주시내 편의점과 대형마트, 떡 판매점 등을 살펴본 결과 빼빼로 보다 우리 전통 가래떡을 찾는 소비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 우리 쌀로 만든 가래떡을 주고 받으며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이날 전주시내 편의점과 대형마트 측은 “올해 빼빼로 데이는 전반적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의식해 업체들의 마케팅 활동이 줄었고 10일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까지 겹쳐 예년 매출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효자동 한 편의점 직원 소모(24)씨는 “이달 초부터 매장에 별도의 매대를 꾸리고 빼빼로 데이 행사를 준비해 왔다”며 “예전 같으면 주요 구매층인 학생과 직장인이 빼빼로 데이 전날이나 당일 오전 중에 사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올해는 지난 주말에도 그렇고 당일 아침에도 빼빼로를 사가는 고객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소씨는 이어 “하지만 빼빼로 대신 초콜릿과 사탕, 젤리를 찾는 손님은 비교적 늘었다”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인해 빼빼로 데이의 열기가 예년보다 훨씬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신동과 중화산동, 진북동에 위치한 편의점과 대형마트에도 별도의 빼빼로 판매대가 설치됐지만 이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직장인 김성현(29) 씨는 “일본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는데 일본 과자에서 유래한 빼빼로를 사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빼빼로 데이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전주지역 떡 판매점 등은 관공서와 학교, 유치원 등에서 단체 주문이 평소의 두배 이상 증가해 큰 대조를 보였다.

 전주시 삼천동에 위치한 한 떡집 주인 A씨는 “지난주부터 가래떡과 꿀떡 등 단체 주문이 밀려오고 있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매년 빼빼로 데이 때문에 가래떡 등을 찾는 소비자가 적었지만 올해는 개인과 단체를 가리지 않고 가래떡 주문이 들어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를 실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앞으로도 11월 11일이 빼빼로 데이가 아닌 농업인의 날로 알려져 우리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농업인의 날을 통해 일년 내내 모내기부터 벼 수확까지 고생하는 농민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가래떡을 더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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