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식 시인의 사소한 풍경속에서 미세한 균형의 시어(詩語)
신형식 시인의 사소한 풍경속에서 미세한 균형의 시어(詩語)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11.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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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우여곡절에서 만나는 미묘한 감정의 틈새를 적확하게 파고드는 시인”이라고 불리는 신형식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쓸쓸하게 화창한 오후(모악출판사·1만원)’가 출간됐다.

 공학자이자 교육자이자 시인으로 활동해 온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시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교차점에서 일상을 바라본다. 삶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현상 속에서 잔잔하게 보편적 진실을 탐색해가는 신형식 시인의 시는 삶의 윤리와 골목길을 조명한다.

 삶이라는 골목길에서 시인은 어떤 격정의 한 순간을 목격하지만, 그의 시선과 마음은 어느 쪽으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공학자다운 균형 감각을 발휘한다. 그의 시는 거침없고 맑고 쉽다. 하여 시집 속의 시를 마주하면 삶의 진실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시집에서 신 시인의 시는 집에서 직장으로, 교외로, 세계로 나아간다. 시인은 유목민의 자세로 세계 속에서도 일상을 놓지 않는다. 이 일상을 찾는 눈의 균형은 단편적인 모습에서도 보편성을 잃지 않는다. 하여 시인의 눈에는 그가 마주한 외국 역시 한 편의 일상이 과장과 설렘이 아닌 고즈넉함으로 독자를 인도한다.

 김용택 시인은 “신형식의 시를 보면 세계 곳곳의 이야기는 물론 북녘 땅을 노래한 시도 있다. 그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쓴 시들보다, 나는 순창 시골 마을 냄새가 묻어있는 시가 더 좋다”라며 “시는 인간의 고향에서 나오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그의 시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는 그래서 ‘소리’라는 시다. 이 시 속에는 신형식의 본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신형식이 왜 시를 쓰는 사람인지 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문신 시인은 “신형식 시인은 일상에 발을 딛고 사는 인간 존재의 쓸쓸함을 응시할 줄 안다. 그리고 그의 시는 인간 존재의 쓸쓸함에서 마침내 숭고한 영혼처럼 피어나는 ‘화창한’ 시간을 미리 읽어낼 줄 안다. 그런 의미에서 시집 ‘쓸쓸하게 화창한 오후’는 시인 신형식의 존재론적 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형식 시인은 전북 순창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미국 코넬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을 거쳐 1988년부터 전북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 MIT와 UC버클리에서 각각 연구교수와 방문교수를 지냈고,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 단장을 맡은 바 있다. 2019년부터 대학을 휴직하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이며 세계 3대 인명사전으로 꼽히는 미국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 미국 인명정보기관(ABI)에 모두 등재되어 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전북민예총 회장을 역임했고, 저서로 시집 ‘빈들의 소리’, ‘추억의 노래’, ‘정직한 캐럴 빵집’, 산문집 ‘무공해가 힘이다’ 외 전공 관련 편저서 다수가 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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