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 - 무적함대 (13)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 - 무적함대 (13)
  • 김재춘 기자
  • 승인 2019.11.18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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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鶴)날개 진(陣)속에 적(敵)함대 유인 일제砲擊으로 섬멸
학익진도

 조선 수군의 1,2차 출동으로 7차례의 해저늘 치르면서 일본 수군은 모두 109척의 대소 전함을 잃었다. 이들 해전에서 일본 수군이 얼마나 많은 병력 손실을 입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리고 대부분 해전이 포구에 전함을 정박해 두었다가 기습을 당했고 배를 버리고 육지로 도망간 경우가 많아 병력 손실은 넓은 바다에서의 해전때에 비해 적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1백여 척의 전함을 읽는 동안 1척당 20여명 씩만 기준해도 2천여명이 넘는 병력 손실을 보았다고 추산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이순신의 난중일기에 해전때마다 ’적의 죽은 수효가 몇 백명인지 헤아리기가 어렵다’고 기술한 것으로 보아도 이같은 추산은 무리가 아니다.

 개전이래 육전에서 승승장구, 거의 무패의 전황에 도취되어 있언 일본군으로서는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며, 일본군 전쟁 지도부에서는 믿기 어려웠을는지도 모른다. 일본군은 부산에 상륙할때 조선 수군의 저항을 전혀 받지 않았을뿐 아니라 상륙후 조선 수군이 스스로 전함들을 바다에 침몰시켜 버렸고, 군사들은 모두 도망쳐 버린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들은 조선 수군은 아예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알고 안심했고 자만에 빠졌을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경비선 한 척 배치해두지 않고 포구에 밀집대형으로 전함들을 정박시켜 놓은채 뭍에 올라가 안심하고 분탕질을 치다 갑자기 나타난 이순신 함대의 기습공격에 번번이 전멸의 화를 당했던 것이다.

 그에비해 이순신은 적을 치기 전에 반드시 사전에 적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 현지 주민으로부터 또는 사전에 일본군 점령지역에 침투시킨 정탐꾼으로부터 적의 동향에 대해 부지런히 첩보를 수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반드시 척후선을 보내 적정을 탐지했고, 확실한 판단이 서야 주력을 움직였다.

 적이 포구 등에 밀집해 있으면 기습해 들어가 포위 공격으로 섬멸했고, 포구 등이 좁아 아군의 행동에 제약이 예상되면 넓은 바다에 그가 즐겨 썼던 학익진(鶴翼陣)을 펴 적을 학의 날개 안으로 유인, 포위한 뒤 우세한 화력으로 포격전을 펴거나 견고한 조선군함의 강점을 살려 배끼리 맞부짖치는 접현전(接舷戰)으로 적선을 깨 부셨다.

 이순신의 탁월한 전투지휘 능력과 강력한 조선 수군의 위력이 마침내 화산처럼 폭발하는 대해전의 날이 다가서고 있었다.

 와씨사카 야스하루. 그해 나이 39세, 본국의 이예대주(伊豫大州)에서 5만3천석의 영주이기도 한 그는 수군이면서도 육전에 참가, 경기도 용인에서 1,600명의 군사로 이광(李洸)휘하 전라도 군사 4만명을 몰아쳐 대패를 안겨준 바 있다.

 그는 남해에서 일본 수군의 연전연패 소식에 대경실색, 6월19일 부산으로 급거 내려와 웅천(熊川)에 휘하 전투선 70여척을 집결시켰다.

 풍신수길은 28일, 구기 유사다까, 가또 요시아끼 등 일본군 수군장들에 일본 수군을 총 동원, 조선 수군 이순신함대를 격멸하라고 불같이 훈령했다.

 적 수군의 해상활동이 다시 활발해졌고 그에 관한 첩보가 이순신에 속속 들어왔다.

 이순신이 다시 출동키로 하고 우수영 이억기, 경상우수영 원균 수사에 통첩을 보냈다.

 7월4일 우수영 군사와 만나 5일 하루 작전협의를 마치고 6일 여수를 출항, 노량(露粱)에서 경상 우수영 군사와 합세했다. 전투선은 72척, 좌수영 40척 우수영 25척 경상 우수영 7척의 연합함대가 편성되었다.

 이날 진주(晋州)땅 창선도(昌善島)에서 밤을 보낸 조선 수군은 7일 고성(固城)땅 당포(唐浦)에 도착했다.

 와끼사카는 마음이 급한 나머지 구기와 가또 수군의 합세를 기다리지 않고 6일 웅천을 출항, 7일 하오 2시쯤 견내량(見乃梁:거제군 소등면 덕호리)에 도착했다. 

 

 양재숙(梁在淑) 본사 수석논설위원 
 옮긴이 김재춘(金在春)
 1992년 4월15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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