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로 인한 사회통합력 저하는 국민건강을 위협한다
분열로 인한 사회통합력 저하는 국민건강을 위협한다
  • 채병숙
  • 승인 2019.10.3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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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서 존재의 가치를 높일 수 있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불완전한 사회적 존재이다. 우리 현대인은 개개인의 요소보다 얼마나 다른 사람과 만족스러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가 그리고 다른 사회적 상황에 대하여 얼마나 편안하게 받아들이는가에 의해 건강이 좌우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의 장이 분열과 갈등으로 인하여 사회통합력이 저하된다면, 국가가 아무리 경제발전에 따른 훌륭한 보건복지정책을 펼친다 해도 우리는 생명력과 회복력을 잃어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우리의 안녕과 건강은 위협받게 된다.

 사회통합력은 사회공동체에서 하나로 모아 발휘하는 힘을 의미하며 국민건강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통합력을 향상시키고 갈등을 해결해 가는 사회는 국민건강이 더욱 더 좋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지만, 분열과 갈등에 따른 사회통합력의 저하는 장기적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사망률과 질병발생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현대사회학의 아버지 에밀 뒤르켕은 ‘사회 통합력은 그 사회 건강수준에 영향을 주며 사회적 통합수준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더 낮았다’고 하여 국민건강에 있어서 사회통합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는 정치적 이념에 의한 분열과 불신 그리고 갈등이 확산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우리 사회는 분열과 불신 그리고 갈등의 부정적 에너지에 쌓여 비우호적 냉소주의가 확산하여 가고 있고 사회통합력은 아래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학회에 발표한 논문(2014)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사회통합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0ECD) 30개 회원국 중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관용’은 꼴찌 수준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 OECD 국가 중에서 1위라는 오명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보다 사회통합력이 심각하게 낮은 상태에 있기에 나타날 수 있는 국민건강 적신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사회통합력은 호혜성과 신뢰로 이루어지는 사회적 자본에 의해서 형성되며 보건향상을 위하여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가치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사회적 통합과 사회적 지지가 충만할 때 평화와 안녕 그리고 건강한 사회가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사회구성원은 포용과 이해 그리고 협동과 신뢰를 기초로 한 사회통합력에 의하여 자가치유력을 지니는 긍정적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낡은 사상이나 이념론에 얽매인 인위적인 법적 작용은 최소화하고 포용과 화합에 따른 사회구성원의 정서적 안정을 최고의 가치로 삼을 때, 개개인 치유의 잠재력은 극대화 될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갈등과 분열 속에서 불신이 만연하여 사회통합력이 와해되면 범죄와 폭력성이 증가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공동체 구성원의 건강은 점점 병들어가고 크게 위협당하게 된다. 이는 사회통합력 와해가 유해한 화학물질에 의한 위험성보다도 더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국가는 국민건강을 위하여 개개인의 건강관리로 국한시키지 말고 범국가적 차원에서 사회구성원 각자 내재하여 있는 부정성을 긍정성으로 전환시키는 노력을 통하여 갈등과 분열로 인해 저하된 사회통합력을 높이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채병숙<우석대학교 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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