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에서 전주를 향한 무라나가 아루오 화백 유작전
나가사키에서 전주를 향한 무라나가 아루오 화백 유작전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10.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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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화백은 그 공간을 오랫동안 마음에 담았다. 나가사키에서 전주로 몇 번씩 향한 그의 자취는 이제 그림과 함께 전주에 온다.

 무라나가 아루오 화백의 유작전이 10월 30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서학동 사진관에서 열린다. 2일에는 부인인 무라나가 요우코 씨가 전시장서 오후 4시에 갤러리 토크를 갖는다.

 무라나가 화백은 일본화 집안에서 태어나 철이 들 때부터 자연소재에 익숙했다. 화가로서의 생활을 두려워 한 탓에 몸에 엄격함이 배어 어린이다운 그림을 그리지 못했지만 그의 그림들마다 치열함의 흔적이 배어 있다. 나가사키를 통해 들어오는 이국(異國)의 정서를 화가 자신의 감성으로 녹여낸 작품들이다. 특히 색의 배색과 질감에 대해 고도의 집중도를 살려 만든 작품들이 눈에 띈다.

 무라나가 화백이 부인 요우코씨와 함께 만든 작품 ‘꼴라주 양사재’는 나무와 흙, 한지로 된 한옥의 맛을 살리려 고심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처마와 담장, 장작불 아궁이와 온돌방, 툇마루와 정원 등 그의 한옥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또 다른 작품 ‘Korean boy‘는 닭을 들고 있는 소년이 두 기둥 아래에 앉아 있다. 독특한 질감과 유려한 배색을 사용해 그가 그린 한국 소년은 형형한 눈빛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마주한다.

 정재민 양사재 대표는 “무라나가 화백은 인간적으로 소탈하고 예술적 감성이 남다른 분이셨다. 그는 전주, 안동, 서울 등 우리 전통의 문화유산이 있는 곳을 직접 방문하고 현지의 예술과 아름다움에 공감했다”라며 “이번 유작전을 통해 예술적 교류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한다”고 말했다.

 무라나가 아루오는 1947년 가고시마에서 태어나 1972년 다마미술대학 일본화과를 졸업하고 도쿄와 치바에서 학교 교사로 일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2년 교사생활을 퇴직하고 창작활동 중 나가사키로 이사했다. 2012년 지병인 암으로 서거했으며 후쿠오카, 치바에서 유작전을 진행했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063-274-1156)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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