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잇단 쇄신론 분출…이철희·표창원 李 만나 '쓴소리'
與, 잇단 쇄신론 분출…이철희·표창원 李 만나 '쓴소리'
  • 연합뉴스
  • 승인 2019.10.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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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적 당직개편 필요"…당 사무총장 총선기획단장 인선도 비판
'이해찬 사퇴론'으론 확산 안될 듯…열린우리당 '분열 트라우마'로 신중 기류
일부 초선들, 30일 의총 '작심발언' 예고…언제든 표면화 가능한 '잠복이슈'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발(發)' 쇄신론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이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이 의원과 표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면담하고, '혁신리더십'을 발휘달라고 요청했다.

이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당이 쇄신·혁신을 해야한다고 말씀드렸고, 20·30세대 젊은층의 호응을 더 받는 정당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자유롭게 바른말, 옳은말을 하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혁신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대표도) 이에 동의하셨다"고 밝혔다.

두 의원뿐 아니라 당내에선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쇄신 요구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른바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당내에서 아무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누적된 불만이 뒤늦게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모습이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의 책임있는 입장 표명과 상징적인 의미의 당직개편이 필요하다"며 "지금 쇄신으로 받아들일 만한 것이 당직개편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호중 사무총장을 총선기획단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윤 총장이 기획단장을 맡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아무 일 없었던 듯이 그대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획단장 인선부터 쇄신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의견들이 이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 요구로 번지지는 않고 있다. 통상 당이 위기상황을 맞게 되면 쇄신 방안으로 제기되던 방식이 이번 상황에서만큼은 아직 거론되지 않았다.

한 의원은 이와 관련해 "당이 일신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중요하지만, 섣부른 책임론은 내부 분란만 일으킨다는 생각"이라며 "대안 없는 지도부 흔들기로 가선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 내부에서는 결국 자중지란이 정권 상실로 이어졌던 참여정부 시절의 경험이 최대한 신중하게 갈등을 억누르는 현재의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위기를 넘기고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국가보안법 폐지 등 민생과 동떨어진 이슈를 놓고 당내 이견으로 충돌하다 스스로 위기에 빠졌고 결국 이명박 정부에 정권을 내줘야 했다.

백혜련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비판적인 목소리와 자성이 함께 어우러져 건전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전 열린우리당 시절에 이런 목소리가 당을 파괴하는 현상으로 나간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경계하는 부분은 지금도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 지도부가 의원들의 쇄신 요구를 어떤 방식으로든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임계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내년 총선이 임박한 오는 12월까지 이렇다 할 반전을 모색하지 못할 경우 당내 불만이 전면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국 정국'을 겪으며 당이 대변하는 가치인 '공정'이라는 정치적 '상징자산'을 잃어버린 데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단 이 대표도 의원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과 표 의원은 이 대표가 두 사람의 요구에 공감과 동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힘들고 어렵다"는 심경도 밝혔다고 표 의원은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가 당직개편 등 일각의 구체적인 요구에 대해서 호응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당내에 존재한다.

의원들의 다양한 요구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의원 모임에서는 당·원내 지도부에 대한 고언을 정리해 각 의원들이 발언할 분야를 나눈 뒤 이를 의총에서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이 '조국 이슈'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민생으로 가야 한다. 이슈전환이 필요하다"며 "의총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해야 한단 의견도 소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데 입장을 모았다"며 "자성하고, 국민에게 민주당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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