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가슴 뛰는 삶’을 살자
우리 모두 ‘가슴 뛰는 삶’을 살자
  • 서정환
  • 승인 2019.10.27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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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시화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 남자가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자신의 죽음을 알아차렸을 때는 신이 여행 가방을 끌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신이 말했다. “자, 떠날 시간이다.”

 남자가 놀라서 말했다. “이렇게 빨리요? 난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어요.”

 신이 말했다. “미안하다. 하지만 떠날 시간이야.”

 남자가 물었다. “그 가방 안에 무엇이 들어 있나요?” “너의 소유물이 들어 있지.” “내 소유물이요? 그 말은 내 물건들…… 옷과 돈, 이런 것들인가요?” “그런 것들은 너의 것이 아니었어. 그것들은 이 행성에 속한 것들이지.”

 남자가 다시 물었다. “나의 추억들인가요?” “아니야. 그것들은 시간에 속한 것이지.”

 “내 재능들인가요?” “아니, 그것들은 환경에 속한 것이지.”

 “내 친구와 부모 형제인가요?” “아니야, 그들은 너의 여행길에 속한 것이야.”

 “그럼 내 육체인 게 틀림없군요.” “아니, 아니야. 그것은 흙에 속한 것이지.”

 남자가 말했다. “그럼 내 영혼인 게 확실해요!” 신이 말했다. “슬프게도 넌 잊었구나. 네 영혼은 나에게 속한 거야.”

 남자는 눈에 눈물이 고인 채로 두려움에 떨며 신의 손에서 여행 가방을 받아 안을 열어 보았다. 가방은 텅 비어 있었다. 남자는 비통해하며 눈물이 뺨을 적셨다.

 그는 신에게 물었다. “난 아무것도 소유한 적이 없나요?”

 신이 그에게 말했다. “그렇다. 넌 아무것도 소유한 적이 없어.”

 남자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내 것은 뭐였죠?”

 신이 말했다. “너의 가슴 뛰는 순간들, 네가 삶을 최대한으로 산 모든 순간이 너의 것이었지.”

 

 미국 시인 마야 안젤루는 “인생은 숨을 쉰 횟수가 아니라 숨 막힐 정도로 벅찬 순간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로 평가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시인 메리 올리버는 묻는다. “당신은 단지 조금 숨을 쉬면서 그것을 삶이라 부르는가?”

 숨 막히게 사랑한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가? 숨 막히게 몰입한 순간, 삶과 숨 막히게 접촉한 순간이. 그것이 꼭 거창한 순간일 필요는 없다. 맨발로 비를 맞는 순간, 섬에서 붉은 보름달을 감상한 순간, 히말라야 능선에서 눈보라 날리는 하늘을 올려다 본 순간……. 당신은 어떤 순간들로 채워져 있는가?

 죽어서 여행 가방이 텅 비지 않도록 ‘가슴 뛰는 순간’을 많이 살아야 한다.

 스스로 감동하는 순간들, 삶을 자신의 가슴에 일치시키는 순간들을. 이 세상을 떠날 때 당신이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것들은 당신의 가슴에 담긴 것들이다.

 우리 모두 ‘가슴 뛰는 삶’을 살자.

 서정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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