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다는 함께
혼자보다는 함께
  • 이길남
  • 승인 2019.10.24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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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같이하면 더 재미있는 활동이 많다

  조용하던 학교가 오후 세 시가 넘어가면 한바탕 소란스럽다. 수업이 끝나 집으로 가는 아이, 학원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 방과후 수업을 하기 위해 이동하느라 바쁜 아이들.

  오늘도 운동장에서는 축구부 아이들이 땀을 흘리며 열심히 훈련 중이고 관악부 연습실에서는 각기 다른 악기들이 화음을 이루며 어우러져 하나의 곡을 완성해가고 있다.

  교정의 나무들은 나뭇잎을 색색으로 물들이느라 한창 바쁘고 아이들도 그동안 배워왔던 것들을 정리하고 다듬어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중이다. 동시공부를 해왔던 교실에서도 아이들 각자의 작품들을 골라 한 권의 동시집으로 탄생시키기 위해 글을 모으고 삽화를 채워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혼자 자신의 기량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활동들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프리카 코사족의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말이다.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느껴볼 수 있는 구절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말이다.

  미술시간에 협동화를 그려보는 단원이 있다. 저학년은 손바닥에 각자의 물감을 바른 후 도장처럼 도화지 위에 찍어 커다란 사자나 꽃밭을 만들어볼 수 있고 고학년은 큰 그림을 분할하여 내가 맡은 구역을 각자 색칠한 후 다시 합쳐보는 활동을 해보는 것이다.

  국어시간에 하는 말이어가기 놀이는 아이들이 이야기를 어디로 전개시킬지 몰라 아슬아슬한 재미가 있다. 책만들기 활동은 모둠별로 하나의 이야기를 나누어 글로 꾸미고 그림도 그려넣은 후 한 권의 이야기책을 만들어보는 것인데 아이들이 무척 흥미있어하고 보람도 있는 좋은 활동이다.

  공차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혼자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공놀이를 할 때 재미가 있다는 것을 느끼면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자 할 것은 당연하다.

  혼자서 하면 좋을 일들과 친구들과 함께 하면 재미있을 일들을 잘 선택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한데 이런 활동 역시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다. 친구들과도 해보고 혼자서도 해보며 경험이 쌓이다보면 아이들 역시 어떤 것이 효율적이고 재미가 있는지를 스스로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을 보면 혼자서 배낭을 메고 여러 시간 동안 산에 오르는 사람들도 있고 여럿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듯이 쉬엄쉬엄 오르는 사람들도 많다.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활동을 선택해서 하는 것이다.

  어른들이 시켜서 하는 것보다는 아이 스스로가 필요하다고 느껴서 할 때에 훨씬 효과적이다. 내 아이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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