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흉기 ‘악플’, 전북지역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범죄 증가
소리없는 흉기 ‘악플’, 전북지역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범죄 증가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10.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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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수 많은 악성댓글(악플)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전북에서도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악플과 관련해 ‘악플 금지법’, ‘인터넷 실명제 재도입’ 등 대책 마련이 거론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각 포털 운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3일 전북지방경찰청은 “최근 3년(2016∼2018) 간 도내에서 발생한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범죄는 총 1천31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며 “올 들어서도 벌써 352건이나 발생할 만큼 도내에서도 사이버상의 명예훼손과 모욕 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경찰청은 이어 “사이버상은 오프라인보다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 많고 군중심리가 발휘되면서 폭력성이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아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댓글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 범죄들이 급증하자 인터넷 실명제가 악플 근절 대책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의 주요 포털이 인터넷 실명제에 준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지난 2007년 도입됐지만 5년 만에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된 인터넷 실명제를 다시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명제 재도입보다는 포털 사이트의 적극적인 악플 관리와 인터넷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문호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악플이 나올 수 없게 포털, 언론사 사이트가 댓글창을 폐쇄하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삭제하는 기능을 적용해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는 “인터넷 실명제 위헌의 중요한 이유중 하나가 실명제 도입 이후 악플 등이 감소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실효성도 없는데다 재도입한다고 해도 누군가 다시 헌법소원을 하면 다시 위헌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는 이어 “포털 사이트의 운영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사이버상의 분별력과 윤리의식을 잃지 않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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