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불신 키우는 잦은 고교 재시험
내신불신 키우는 잦은 고교 재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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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2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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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일선 고교에서 재시험이 빈번하게 치러지고 있다고 한다. 중간·기밀 고사 이후 문항 출제 오류, 유사 문제, 사전유출 등의 이유로 재시험을 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숙명여고 사태로 학교 시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터다. 이유야 어떻든 고교에서 재시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학교와 공교육의 불신을 키울뿐더러 학생들에겐 학습 부담을 가중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고교 1학기 재시험 건수는 2017년 43건, 지난해 59건으로 매년 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벌써 73건으로 지난해 건수를 넘어섰다.

일부 타시도의 경우 재시험 건수가 미미하거나 감소 추세인 점을 고려할 때 도내 고교들의 시험관리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올해 도내 고교의 재시험 사유를 보면 출제오류 48건, 시험관리 15건, 시험 범위 오류 6건, 문항 전재 4건 등으로 분석됐다.

재시험은 학생들이 시험 문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의신청 접수가 완료되면 교과협의회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고 한다.

현행 대입 체제에서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학생들의 이의신청을 받아 심의를 거쳐 재시험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러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도 출제를 비롯해 시험 전반에 걸쳐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심사숙고하고 또 출제부터 관리·감독까지 철저한 학사 관리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출제 문제에 오류가 발생하고 유사 문제가 출제되는 가하면 답안 카드 관리부실과 시간 배정 불공정 OMR카든 분실 등의 사유로 재시험을 치르는 폐단이 늘어나고 도한 빈번하다는 것은 학사관리가 허술하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학교 내신과 학사 관리의 불신을 키우고 있는 재시험 관행을 이대로 되풀이해선 안 된다. 재시험의 근본적인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하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다시 보면 되는 것 아니냐는 안이한 자세로는 내신 성적에 대한 불신만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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