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지역 태풍 피해로 벼 도복 피해 심각
김제지역 태풍 피해로 벼 도복 피해 심각
  • 김제=조원영 기자
  • 승인 2019.10.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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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까지 몇 년째 태풍 등 자연재해가 없어 농사가 잘됐는데 올해는 그동안 안 왔던 태풍이 한꺼번에 몰아서 왔는지 엎어진 나락 위로 또 태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려 나락이 썩고 싹이 나고 있어.”

 잇따라 덮친 태풍의 여파로 김제 지역에 벼 도복 피해가 많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 면적이 커 일으켜 세우지도 못하고, 또한 조기에 수확하려고 해도 콤바인이 부족해 이마저도 어려움이 있어 도복 피해 현장을 바라만 봐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이 썩어 가는 벼와 함께 타들어가고 있다.

 김제지역에는 태풍 타파와 링링, 미탁 등의 영향으로 2,000ha에 이르는 농경지에 벼 도복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태풍은 도복 피해를 복구도 하기 전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연이어 오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몇 년 동안 자연재해가 없어 안심하고 있었던 농민들의 액비살포 등 밑거름과 이삭거름의 과다 시용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피해를 입은 농가 중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민들은 그나마도 피해에 대한 일부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콤바인 등 농기계를 보유한 농가들은 쓰러진 벼가 썩거나 수발아(穗發芽) 현상이 나타나기 전에 수확해 일정 부분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이마저도 대비를 하지 않은 중·소농들의 피해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물기가 많아 마르지 않은 논에는 콤바인이 들어가지도 못하고, 들어간다손 치더라도 쓰러진 벼를 수확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려 농작업 비용이 평상시보다 3배 가까이 더 드는 상황에서 도복 피해와 함께 농작업비 상승으로 인한 손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벼 생육에 가장 중요한 시기로 여겨지는 벼가 여무는 시기인 등숙기에 태풍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벼기 쓰러져 까맣게 변하는 흑수 현상과 수발아 현상 등이 나타나 미질 저하와 함께 생산량 또한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콤바인 작업을 하는 한 농민은 “어떻게라도 피해를 줄이고자 수확 작업을 해보려고 해도, 이렇게 논에 물이 많으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도복피해를 입은 진봉면의 한 농민은 “정부에서 도복피해 입은 벼 전량 수매와 농약대금 지원, 농협의 무이자 영농자금 지원 등으로 위로하고 있지만, 농민은 풍년이 들어야 즐겁고 신이 난다”면서 “당장 벼를 수확하고 보리도 심어야 하는데, 이렇게 논이 마르지 않아 벼 수확이 늦어지고 보리 갈이도 제때 할 수 없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제=조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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