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약용(藥用)으로 마셔볼까.
차, 약용(藥用)으로 마셔볼까.
  • 이창숙
  • 승인 2019.10.2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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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62>
다양한 찻잎과 우려진 차

 현대는 장수시대이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질병의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데, 체내에서 노화를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활성산소는 세포가 활동할 때 생성되는 유해산소로 단백질, 지방 등과 결합하여 산화를 일으켜 몸을 병들게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음료나 음식을 섭취해 산화를 억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차(茶)를 통해 항산화 성분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즉 차에는 활성산소 제거 효과가 뛰어난 항산화 비타민, 카테킨 등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어 각종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발암물질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차를 많이 마시는 지역 사람들이 건강하게 장수한다는 조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녹차에 함유된 테아닌 성분 역시 항암 치료에 있어서 암이 타 장기로 전이 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렇듯 차에 들어있는 성분은 각종 질병 및 항암효과가 뛰어나 차를 가까이에 두고 늘 애용한다면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차는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예나 지금이나 애호층의 찬사는 끊임이 없다. 차를 즐긴 조선시대 차인(茶人)들의 경우 평균 수명이 65세로 오래 살았다는 연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에도 차는 건강음료임에 틀림이 없다. 물론 이 당시 차를 마신 계층이 주로 문인과 사대부들로 그들의 경제적인 요인과 편안한 생활도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차의 효능이 현대 과학에서 밝혀지고 있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들은 차의 효능에 대해 많은 글을 남겼는데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양생(養生)을 위해서 차를 음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김종직(金宗直, 1431~1492)은 「다원2수(茶園二首)」에서 “신령한 차싹 받들어 임금님 장수 빌고”라는 글을 통해 차의 효능은 물론 임금님에 대한 충절을 표현하고 있다. 한재 이목(李穆, 1471~1498)은 『다부(茶賦)』에서 “양생에 뜻을 두었다면 차를 버리고 무엇을 구하리 언제나 차를 지니고 다녀 양생을 구하리”, “체증을 풀어주니 안개 걷힌 가을 하늘 같네, 신통한 효험 있으니 진실로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비록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28세에 사형을 당하게 되지만 그의 강직함과 차에 대한 예찬은 당시 차의 쓰임을 알 수 있는 기록이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은 그의 글에 “창가에 홀로 앉아 취한 술 무엇으로 깰까, 향로 연기 사라질 때 저녁차를 마시네”라는 구절이있다. 다산도 술을 깨기 위해 술과 차를 같이 마신 것 같다.

 녹차가 숙취 해소에 좋은 이유는 차에 함유된 카테킨이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의 축적을 억제하여 숙취 해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이다. 또한 알코올성 지방간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다산은 오랫동안 강진 생활에서 차를 약용으로 음용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차를 약용으로 사용하기를 권했다. 아암 혜장(1772~1811)과 차를 통해 교유할 때 「아암이 나를 위해 차를 만들어 놓았는데, 내게 이미 준 차가 있다는 이유로 보내지 않았다. 이에 원망하듯 마저 주기를 요구한다」라는 글에서 “이웃에 설사병 걸린 이들이 찾아오면 무엇으로 구제할 것인가”라고 설사병에 걸린 이들을 위해 차를 치료약으로 쓰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차가 식중독에 의한 설사에 효능이 있는데 이는 차에 함유된 카테킨 성분의 작용으로 체내에 들어온 세균의 세포를 응축시켜 세균이 죽게 된다는 연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다.

  차속에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이 위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음식물의 소화를 촉진 시킨다. 카테킨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건강한 세포의 손상을 방지하여 위를 보호하고 위염을 예방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도 차가 체증을 해소시키는 효능이 있어 음식 소화에 뛰어나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차」조 편에는 작설차를 마시면 “오래된 체기를 풀어준다. 음식에 체한 것을 내려가게 하며 작설차를 따뜻하게 마시면 좋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소화와 위를 보호하는데에도 차가 쓰였다. 차에 함유된 카테킨류는 우수한 항균력이 있어 독소를 해독시키는 뛰어난 효과로 인해 평상시 차를 마시는 습관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될 수 있다.

 

 / 글 = 이창숙 원광대학교 초빙교수

 

 ※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은 격주 월요일자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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