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대다수 학교, 안정성 평가 최하위 업체가 석면 공사
전북 대다수 학교, 안정성 평가 최하위 업체가 석면 공사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10.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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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학교의 석면 제거 공사를 실시한 업체 대다수가 안정성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석면 제거 속도는 타 시도에 비해 가장 빠르지만,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해 학생들의 안전은 뒷전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한표 의원(자유한국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학기 석면제거 시공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북은 2018년부터 2019년 여름까지 시공한 학교 석면제거 공사 260건 중 212건(81.5%)이 안정성 등급 C이하인 업체가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212건 중 50건이 C·D등급 업체가, 162건이 안정성 평가조차 받지 않은 업체가 공사를 한 것이다.

안정성 평가는 석면 제거 업체를 대상으로 고용노동부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업체의 석면 해체에 대한 전문 기술능력, 보유인력 등을 통해 업체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즉 C, D등급 업체는 석면제거 기술능력과 안정성 확보 수준이 기준에 비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고, 미평가 업체는 검증조차 되지 않은 업체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의 석면 제거 속도는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빠르다.

2018년 여름방학에 132건, 2018년 겨울 72건, 2019년 56건의 석면 제거 공사가 실시됐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175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109건, 유치원 194건, 고등학교 95건 순으로 조사됐다.

속도는 빠르지만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업체가 공사를 진행한 비율은 전북이 가장 높은 수치인 것이다.

교육부는 2027년까지 석면 제로화를 선언한 가운데 전북도교육청은 오는 2024년까지 석면 제거를 모두 완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업체에 공사를 맡겨 ‘밀어부치기식 행정’으로 실적내기에만 눈이 멀었다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나 전북은 과거 감사원 조사결과에서 석면 지도 상 석면이 없다고 나왔지만 석면 함유가 의심되는 천장재(텍스)가 110개 학교에서 발견된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

이 또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로, 석면 공사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공사 시작 전에 다시 한 번 점검을 실시해 구역 내 석면이 빠짐없이 제거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표 의원은 “교육 당국은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았는데 무리한 계획을 세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로 치적 쌓기를 그만두고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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