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규 작가, 인간의 주름을 통해 본 삶의 가치와 변화
김철규 작가, 인간의 주름을 통해 본 삶의 가치와 변화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10.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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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름은 미와 추를 횡단하고 삶의 모순을 횡단하며, 개인적 삶과 인간 보편의 삶을 횡단하고, 안과 밖을 횡단한다.”(김철규)

 삶의 흔적을 쫓는 일은 흥미롭지만, 때로는 숨이 멎을 만큼 두렵다.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주름은 인간과 세계의 통로로, 인간의 근원적인 이야기다. 김철규 작가는 이 주름을 통해 삶의 가치와 변화의 의미를 시각화한다.

 김철규 작가가 29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열세 번째 개인전 ‘인체풍경 - 주름’을 연다. 이달 초,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를 개최하고, 그 여세를 몰아 다시 한번 가치있는 소통에 나서고 있다.

 김 작가는 인간의 신체 중에서도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현실의 세계와 맞닿은 것에 주목한다. 바로, 살갗에서 형성되는 주름인데, 이만큼 인간의 세계와 그 세계 속에서 형성되는 인간 사이의 관계를 잘 드러내는 매개체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의 말마따나 주름에는 삶의 나이테가 그대로 드러난다. 인간이 살아가며 운명이 아닌 삶에 의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주름이기에 한 사람의 인생의 역사가 되고 이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김 작가는 우리의 삶이 그렇듯 사포로 안료를 갈아내 이미지를 채우는 비움과 채움의 반복을 통해 주제를 표현한다. 화면의 색을 지우는 과정을 통해서 결국 조형적 형상이 나타나게 된다. 지우면서 나타나는 주름의 흔적은 이전의 삶을 지우는 과정을 통해 생겨난 주름을 형상화한다.

 이러한 고행의 과정을 통해서 작가는 결국 인생은 모든 것을 채우고 비워내는 과정의 연속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무엇을 채우고 비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며, 삶의 가치 또한 달라진다. 결국, 인생은 채움과 비움의 변화를 거쳐 이루고자 하는 소중한 것들을 향해가는 과정임을 작품 속에 녹여내고 있는 것이다.

 김 작가는 홍익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군산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내외 기획·초대전 등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전라북도미술대전 대상,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최우수상 등의 수상경력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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