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요건 미충족 징계위원회’ 비위 적발된 경찰관 파면 두 번 취소
‘자격 요건 미충족 징계위원회’ 비위 적발된 경찰관 파면 두 번 취소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10.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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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에게 금품을 요구한 경찰관에게 전북경찰청이 징계 처분(파면)이 두 차례나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전북경찰청이 비리를 저지른 해당 경찰관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두번씩이나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민간전문가를 위원으로 위촉했기 때문이다.

 16일 전주지법 제2행정부(부장판사 최치봉)는 “전주완산경찰서 소속 A 경위가 징계 절차상 하자가 있는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전북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파면처분을 취소한다”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징계령에서 정한 민간위원의 자격요건은 ‘대학에서 경찰 관련 학문을 담당하는 부교수 이상’으로 명시돼 있다”면서도 “징계위원회에 참가한 한 교수는 행정학과 소속으로 여러 정황상 ‘경찰 관련 학문’을 직접 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경찰과 관련 없는 분야를 담당하는 교수는 민간위원으로 위촉될 수 없다고 보인다”면서 “해당 경찰관의 파면처분이 징계의 양정에 비춰 적정하다고 하더라도 위법하게 구성된 위원회에서 이뤄진 처분은 법적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A 경위는 지난 2016년 6월 음주사고를 낸 차량에 같이 탄 고등학교 동창에게 “원만하게 사고를 처리하겠다”며 현금 500만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전북경찰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A 경위를 파면했지만 A 경위는 “징계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전북경찰청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당시에도 징계위원회에 자격요건이 없는 경력 5년 미만의 변호사가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파면 처분을 취소하라“며 A 경위에게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결과적으로 전북경찰청이 기본적인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아 비위를 저지른 경찰관에게 4년 동안이나 징계를 내리지 못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파면 처분으로 인한 A 경위 급여도 물어낼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 징계위원 위촉과 관련해 비판이 예상된다.

 전북지역 법조관계자는 “자격요건 등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위원회에서 내린 처분은 위법소지가 있다”면서 “이들이 내린 처분 타당성에 대해서도 다시금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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