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표팀 방북준비 완료…北, 끝내 ‘비정상 경기’ 강행하나
월드컵 대표팀 방북준비 완료…北, 끝내 ‘비정상 경기’ 강행하나
  • 연합뉴스
  • 승인 2019.10.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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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선수단 등 55명 방북·축구용품 등 물품반출 승인
취재진·응원단 불허에 중계도 어려울 듯…스포츠서도 고립 자처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위해 평양 원정길에 오르는 한국축구 대표팀이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29년 만에 ‘평양 원정’에 나서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방북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러나 북한이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안방 문을 굳게 걸어 잠그면서 취재진과 응원단은 물론 중계조차 없는 ‘썰렁한’ 경기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오는 15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 원정 경기에 나서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단 25명을 비롯해 대한축구협회 임원, 코치진 등 총 55명에 대한 방북을 승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축구협회 측은 지난 10일 방북 승인 신청서를 냈으며, 통일부는 같은 날 승인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스포츠용품 등 방북 때 필요한 물품에 대한 반출도 승인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일단 평양경기를 예정대로 치르기 위한 준비는 모두 마친 셈이다.‘

이번 대결은 월드컵 지역 예선이긴 하지만, 1990년 10월 11일 남북통일 축구대회 이후 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남자축구 대결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북한이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홈경기 개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교착국면인 남북관계의 숨통을 틜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일각에서 나왔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경기 개최를 준비하면서 거의 모든 부분에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당초 축구협회는 육로와 전세기를 이용한 이동 등 직접 방북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북측이 제3국을 경유한 평양행만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표팀은 14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방북길에 오르게 됐다.

북한은 남측 응원단과 취재진의 방북도 사실상 불허했다.

북한축구협회는 응원단 및 기자단 방북을 요청한 축구협회에 ’선수단을 제외한 인원의 입국 승인은 북한축구협회의 결정 사안이 아니다‘라고 회신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이번 결정에 단순히 북한축구협회만 관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경기가 이틀 남은 상황에서 중계 관련 협상도 결론이 나지 않아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임에도 응원단과 취재진, 중계방송이 없이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민간인으로 구성된 응원단 파견 등은 당국 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를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작년에 남북·북미관계를 모두 담당하던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위상이 크게 약화한 것도 북한의 소극적 태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있다.

일각에서는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북한이 스포츠까지 정치적인 문제에 결부 시켜 국제적인 고립을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5일 평양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예선 홈경기 때도 레바논 현지 취재진의 방북을 받지 않고 생중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현지에서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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