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을 ’장기치료가 요구되는 질병,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지정한 게 1996년도다.
▼ 이처럼 비만을 국제사회가 심각한 보건 문제로 인식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비만은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지 못한 개인 문제로 여기는 경향이 짙은 반면 질병이라는 인식은 매우 낮다. 한국비만학회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4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이 중 20대와 30대 연령층이 37%에 이르는 높은 수치다.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은 고도비만, 35 이상은 초고도비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근 자료를 보면 한국의 고도비만 인구가 2030년쯤엔 9.0%로 2015년 현재 5.3%의 2배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끔찍한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비만 안전국이 아닌 셈이다.
▼ 한국 성인 비만율이 OECD 회원국 평균 수치보다 낮기는 하나 아동과 청소년들의 비만율은 오히려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문제는 아동 청소년 비만이 성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제 비만은 사회적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때문에 정부도 비만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비만에 대응하는 종합관리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 하지만 주로 비만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이나 캠페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비만 예방을 위한 검사 등 진료에서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정부의 역활도 중요하지만, 개인은 물론 가정·지역사회 등이 함께 비만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예방에 힘써야 한다. 지난 11일이 무심코 넘긴 "세계 비만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