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에서 만난 세계의 세 감독 이야기
BIFF에서 만난 세계의 세 감독 이야기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10.1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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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지 감독(중국) - 영화 ‘봄봄’

 “저 역시 둥베이(동북삼성)의 소시민입니다”

 지난 6일 부산 센텀 프리미엄 호텔에서 리지 감독은 올해 BIFF 뉴커런츠서 첫 장편영화 ‘봄봄’을 소개했다. 그는 “여태껏 제작한 단편영화들은 현실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이번에 장편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생활 느낌이 나는 예술영화를 택했다”며 “전반적인 시나리오는 치치하르시에서 사는 친구에게 들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회적 문제와 개인적 경험을 추가해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영화 봄봄은 젊은 기술자 ‘다촨’이 공장에서 집으로 귀가하던 중 도둑으로 몰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둑을 잡기 위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리지 감독은 “영화의 시간대에서 실제로 동북 지방의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향을 떴다”라며 “영화 속 ‘다촨’이 살던 집 역시 청나라 말 러시아와 청의 불평등 조약을 맺은 철도부설지다. 이곳을 통해 중국의 자원들이 약탈되어 젊은이들이 떠났고, 이는 주인공 역시 언젠가 그 곳을 떠날 것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차기작에 대해 리지 감독은 동북지역에 대한 소규모 영화를 준비중이라며 “사회 현상과 노동층 등 소시민을 다루는 이유는 나도 그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히로세 나나코(일본) - 영화 ‘책, 종이, 가위’

 “장정(裝幀)을 만드는 과정으로 함께 하고 있다는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지난 7일 히로세 나나코 감독은 작년 영화 ‘여명’을 통해 BIFF를 찾았다. 올해 다큐멘터리 영화 ‘책, 종이, 가위’는 오로지 수작업으로 책의 장정을 만들어 온 일본의 북 디자이너 기쿠치 노부요시의 작업과 일상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히로세 감독은 ‘제 아버지 역시 북디자이너였고, 아버지가 했던 일을 알고 싶어 책을 읽게 되면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책은 가장 영화보다도 오래된, 원시적인 문화매체라며 앞으로도 책이 계속될 것을 느꼈다는 것.

 3년동안의 촬영에서 히로세 감독은 “키쿠치 씨와 촬영을 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듣기도 하고, 오히려 ‘이런 장면을 촬영해봐’라고 역으로 제안을 받기도 했다. 서로 이해를 통해 공동으로 제작한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에 입학할 때 학과에서 디지털 필름으로 작업을 했지만 그러기에 아날로그에 대한 동경이 있을지 모른다”라며 “책을 읽고 수수께끼를 만나고 시간을 들여 흡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히로세 감독의 말은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드러냈다.

 끝으로 앞으로 해외에서 작업을 통해 아시아의 유대와 가교를 이어가고 싶다는 히로세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전주국제영화제도 참석하겠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리비우 샌들레스쿠(루마니아) - 영화 ‘카튜란’

 “영화를 통해 죽음을 마주하는 담담한 삶을 담고 싶었습니다”

 리비우 샌들레스쿠 감독의 영화는 늙은 할아버지 카튜란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들은 카튜란은 그와 같이 사는 손자에 대한 걱정으로 담배를 문다. 이웃 여인들에게 손자를 부탁하지만 거절당하고, 마을 고아원의 열악한 조건에 마땅치 않고, 전통을 지키기 위해 살아있는 동안 장례 미사를 치르고 싶어하지만 신부(神父)는 거부한다.

 샌들레스쿠 감독은 “촬영 중에 최대한 자연광을 통해 주인공의 일상으로 심리감을 표현하려 노력했다”라며 “특히 마지막 장면은 비가 내린 후 흐린 빛으로 주인공이 죽음을 마주하는 모습을 표현했다”라고 밝혔다.

 여전히 동방정교회가 생활양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루마니아의 일상에서 감독은 “전통과 자신의 신념이 부딪치는 과정을 통해 그가 죽음을 어떻게 마주하는지를 담았다”며 남은 손자에 대해 “시골의 아이들은 자연속에서 죽음을 도시아이들에 비해 훨씬 많이 경험한다. 카튜란의 손자 역시 할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운다”고 답했다.

 끝으로 샌들레스쿠 감독은 “한국의 국제영화제에 관심이 많다”라며 언젠가 새 작품으로 한국에 방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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