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출신 김덕중 감독, BIFF ‘뉴커런츠’서 장편영화 데뷔
부안 출신 김덕중 감독, BIFF ‘뉴커런츠’서 장편영화 데뷔
  •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10.10 1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 부산국제영화제(이하 영화제)에서 김덕중 감독을 만났다. 부안 출신인 그의 눈은 차분하고 목소리 역시 높지 않았다. 영화제 ‘뉴커런츠’부문에서 장편 영화 ‘에듀케이션’으로 데뷔한 김 감독을 현장에서 만나 배경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 제목이 독특하다, 그 의미에 대해 듣고 싶다.

 잘못된 행동양식을 가진 못난 주인공 둘이 마찰하면서 그래도 ‘인간애를 벗어나는 것은 안돼’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을 이때까지 취하지 못한 ‘다툼’을 통해 나타냈다. 관객에게는 행동의 큰 변화를 주고자 하는 모습을, 조금은 ‘키치적인’ 교육의 방식을 보여주고싶었는데 ‘교육’이라는 단어에 담긴 뉘앙스는 무거워 영어인 ‘에듀케이션’으로 풀었다.

 ▲ 김 감독님은 이전에 단편 영화로 데뷔하셨다. 이번에 장편 영화를 만들면서 달라지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3년 전에 영화 ‘더 헌트’로 데뷔했지만 사실 공동점을 더 찾기 힘들정도로 다른 컨셉이다. 단편과 장편의 호흡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공통점이 있다면 ‘더 헌트’에서는 폐지 줍는 할머니가 주인공이고 ‘에듀케이션’은 장애활동보조 대학생과 고등학생의 시선이다. 마이너리티를 일부러 골라 찾지 않았다.

 ▲ 이번 영화를 만들개 된 계기를 듣고 싶다

 2010년에 장애인 활동보조를 몇 개월 했다. 그때 뇌병변 장애인들의 활동보조는 난감했다. 이동이 있을 때는 바빠지지만 활동이 없으실 때는 앉아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 사이에서 그분들이 은근히 집안일을 원하시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 장편 영화를 찍으면서 어떤 점을 느꼈나?

 이번 영화에서는 감정적인 부분을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넓은 샷에서 배우에 위치를 오롯이 담기게 하다 보니 예상은 했지만 어려웠다. 롱샷에서는 컷의 호흡이 긴 만큼 한번 실수하면 다시 찍어야 한다. 다들 에너지를 많이 기울여야 했다.

 ▲부안 출신으로서 고향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저는 부안에서 중학교까지 마치고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여전히 본가는 부안에 있다. 예전에 시나리오 초창기 공부할 때 부안의 새만금 간척지의 이질적인 모습에서 만주 대륙같기도 한 이미지를 느꼈다. 부안은 작긴 하지만 산과 물과 바다가 함께 있고, 많은 이슈를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작은 도시면서도 힘이 있는 곳, 다양한 이미지가 서린 곳이 많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를 비교한다면?

 2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의 관람객으로 짧게 왔는데 올해는 길게 머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축제라는 느낌이 들고 시네필들이 모여서 영화 보는 그런 느낌이 강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역시 출품으로 바라는 곳인데 올해는 기회가 없었다.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전주 국제영화제도 찾고 싶다.

 

 영화소개 : 에듀케이션

 장애인 야학에서 활동하는 성희는 스페인 유학 비용을 위해 장애인 활동 보조일을 시작한다. 연결된 주소지에는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장애인 여성과 아들 현목이 살고 있다. 공무원 시험과 알바를 하는 현목은 성희가 하는 일 없이 지원금을 받는 게 못마땅하다. 현목은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 후 떠나고, 성희는 ‘활동보조사는 가사도우미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일상적이라서 밉상이고 공감 가는 두 주인공이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은 어느 쪽이 더 나쁜지를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처한 현실을 시선을 비낀 상태로 마주하게 한다.

 이휘빈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