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부채문화관 ‘전주부채의 전승과 확산展’
전주부채문화관 ‘전주부채의 전승과 확산展’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10.0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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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유경희·단선 송서희·합죽선 김대성

 (사)문화연구창이 운영하는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은 전주부채의 맥을 잇고 부채문화의 예술적 확산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전주부채의 전승과 확산展’을 12월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일러스트레이터 유경희와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0호 방화선 선자장의 맥을 잇는 송서희 그리고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김동식 선자장의 이수자 김대성을 초청하는 연작시리즈이다.

 전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 콘텐츠 ‘전주부채’의 제작방식은 국가무형문화재와 전라북도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여러 명의 선자장이 그 맥을 잇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부채 제작의 업을 놓는 선자장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수자가 없어 원형의 전승이 단절되기도 한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이 유독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전시가 단순히 젊은 이수자와 신진작가의 초청전시를 넘어 ‘전주부채’의 맥을 잇고 이를 타 예술 장르로 확산시키고자 하는 방법론에 대한 고민까지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부채의 전승과 확산展’은 16일까지 계속되는 일러스트레이터 유경희씨의 전시를 시작으로, 단선 부채를 제작하는 송서희(10월 중순)와 합죽선 부채를 제작하는 김대성(11월)의 신작을 릴레이 형식으로 담아낸다.

 그 첫 번째 시작을 알리는 유경희 작가는 학부시절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졌으며 프랑스로 유학 후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일러스트화 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의 이번 작업은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진다. 한국의 전래동화 ‘나무꾼과 호랑이 형님’을 소재로 한 ‘호랑이 형님’시리즈와 라벤더의 고향에 사는 ‘야옹이’ 시리즈, 알파카를 소재로 하여 진정한 행복과 보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황금을 찾아서’시리즈이다. 그리고 힘든 유학 생활을 하면서 겪은 소소한 이야기들을 ‘그리움’이란 에피소드로 묶었다.

유 작가는 먼저 전주한지의 느낌에 둥글둥글한 선으로 호랑이를 표현했다. 호랑이가 순박한 눈망울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인간적이며, 그 외 다수의 컷이 밝고 순수하게 그려졌다.

 또 평소 애정하던 고양이들의 모습을 우아한 고양이, 조심스러운 고양이, 넉살 좋은 고양이, 새침데기 고양이 등으로 표현해 만개한 라벤더는 묘한 조화를 이루어낸다.

 ‘황금을 찾아서’는 동화 파랑새를 연상시킨다. 멀리 있다는 황금산을 찾아 용감한 친구 알파카와 떠난 소녀 이야기는 어쩌면 작가 본인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는 일러스트 작업을 한지로 출력 후 부채의 고유 문양인 합죽선과 단선의 이미지로 제작됐다. 전시를 위해 방학 중에 한옥마을을 빈번하게 방문한 작가는 전주와 남프랑스, 전주부채와 라벤더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작품을 통해 확인시켜 준다.

 이향미 관장은 “공연계에서는 이수자뎐을 통해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공예계에서는 이와 같은 시도가 부족했다”면서 “전주부채문화관에서도 거장, 신진작가의 지속적인 콜라보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전주부채의 예술적 확산을 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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