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주세계소리축제, 세계 여러 기관들과 MOU 전문성 입증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 세계 여러 기관들과 MOU 전문성 입증
  • 김미진 이휘빈 기자
  • 승인 2019.10.0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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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타 축제의 영향 등 과제도 도출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지난해에 이어 예술성을 살린 공연들을 안팎으로 밀도 높게 펼쳐보이면서 전문가와 대중들의 호평 속에 6일 막을 내렸다.

 올 축제는 한국소리문화전당의 곳곳의 입구에서부터 다양한 형태의 무대와 체험부스를 배치하고, 관람객들의 동선의 연계를 중점으로 둬 현장에 오자마자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

 축제 초반을 덮친 태풍 미탁으로 인해 일부 프로그램이 외부에서 실내로 옮겨 진행되고, 특설무대, 야외 음식, 체험 부스 등의 운영이 중지되기는 했지만 운영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대체적으로 큰 차질이 없이 진행됐다.

 6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한)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5일 현재 총 관람객은 10만 6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유료관객점유율은 82.6%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프로그램 면에서는 축제의 주제인 ‘바람, 소리’를 제대로 표현해낸 수준 높은 공연들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3일 개막공연에서 200여 명의 도내 중고등학생의 ‘수제천 변주곡’ 연주를 필두로 10개국의 뮤지션 및 아티스트들의 공연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축제의 역량을 증명했다.

 이번에 주목할 점은 관악을 필두로 다양한 한국적 소리와 외국의 소리가 마치 한 몸처럼 융합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바람의 길’ 무대는 전통음악의 대가들이 관악 즉흥 연주로 금관과 목관, 각 나라의 정성의 교집합을 찾아갔다. 우리의 국악기인 대금이 장단도 없이 서양 악기인 플루트와 콜라보레이션 되는 장면은 새로우면서도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로써 전통 관악이 단순히 멜로디 파트 담당으로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협주와 합주를 통해 국제 아티스트간의 교류를 활성화시키 수 있었다는 평가다. 또 각자의 전통과 종교의 차이를 음악으로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짙은 인상을 남겼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 대만, 스웨덴, 조지아, 폴란드, 뉴질랜드 등 낯선 전통음악의 소개도 뜻깊었다.

 우리 소리를 핵심키워드로 내세운 축제의 면면도 돋보였다. 시대를 매혹한 ‘사제동행’ 프로그램과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 프로그램으로 소리꾼들의 역량을 증명했다. ‘산조의 밤’에서는 최경만과 원장현 명인의 태평소 배틀이 붙어 객석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소리축제만이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의 디테일을 잘 살려낸 귀한 무대였다는 칭찬이 쏟아졌다.

 여기에 ‘소리프론티어’ 본선 진출팀과 역대 수상팀의 무대 등 젊은 세대의 전통과 현대의 융합공연 역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임실·남원·정읍·고창·이리 등 전북농악시리즈는 세대를 통틀어 즐기게 만드는 무대로 충분했다.

지역의 예술단체와 협업으로 보여준 무대 역시 호평받았다. 전라북도도립국악원 창극단의 ‘만세배 더늠전’은 일제치하의 전북을 시공간을 유랑하며 선조들이 겪었던 아픔과 한이 어떻게 노래가 되는지를 선보였다. 전주문화재단의 마당창극 ‘진짜진짜옹고집’은 고전을 소재로 트렌드를 담아내 관객들의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축제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은 공연과 전시 외에도 다채로운 이벤트와 키즈존 등의 구성을 통해 인기를 이어갔고, 14개 시군 초·중·고교를 찾아가는 소리축제 역시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올해는 소리축제가 음악축제로서 높아진 전문성을 입증하는 결과들이 쏟아져 주목됐다.

현재 소리프론티어 팀과의 교류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대만 국립가오슝아트센터에서 시대를 매혹한 ‘사제동행’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가하면, 서울과 경기의 관계기관에서는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의 출연진들의 실력에 감탄하며 섭외에 나서는 등 사실상 소리축제가 비공식적인 마켓의 역할까지 수행한 것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페테르콘서트홀, 슬로바키아 블라티슬라바 월드뮤직페스티벌과의 MOU도 축제 기간 내에 이뤄졌다.

 공간 구성면에서는 지난해 폐쇄형 야외무대로 진지한 기획공연을 다뤘던 연지홀 앞 무대를 오픈형으로 전환하면서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응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관객들의 접근성과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무대로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올해로 5년차 축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오송제 편백나무 숲은 판소리 애호가들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반복되고 있는 태풍 등 날씨의 영향과 도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는 10월의 축제와 행사들로 인한 관객들의 분산 문제, 소리전당에서 동물원으로 이어지는 길의 고질적인 교통체증 등의 과제도 남았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지역성과 전통성, 관객확보 등 다양한 고민 속에서 올곧은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축제가 안정화된 만큼 매년 현장을 찾아주는 관객분들을 떠나보내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올해 축제를 펼쳐보이면서 이제 진짜 중요한 지점은 예술적인 무대, 보다 수준 높은 질의 음악을 선보이는 일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미진 기자,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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