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대발명품, 영원한 세계의 말글 자산
한글은 대발명품, 영원한 세계의 말글 자산
  • 김중만
  • 승인 2019.10.03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9일은 한글이 창제 된지 579년이 되는 한글날이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는 국사를 수행하기에도 바쁜 시기, 심한 당뇨병과 안질 등 지병으로 몸조차 제대로 추리기에 힘든 상황이었다. 새로운 문자를 창제하기에는 국내외적으로 큰 위험도 안고 있었다. 종주국인 중국의 감시를 피해야 하고, 국내 유학자들(최만리)의 극심한 반대를 극복하기까지는 고난의 나날이었다. 숱한 번뇌 속에 우리 민족에게 마치 산소와 같은 글을 창제한 선견지명에 감사드린다.

  세종대왕의 한글 발명은 오르지 애국애민 정신의 발로다. 어려운 한자로는 백성과 사대부, 그리고 군대 상사와 졸병 사이 종횡으로 의사소통을 가로막았다. 특히 백성의 갖가지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문제는 실로 심각해 효율적 국사를 펴기에 어려웠다.

 세상에는 수 천 개의 말과 글이 있고, 그 중 영어가 세계 공용어로 됐으나 발명자가 없으니, 발명 국가와 그 시기가 없다. 수천 년 전부터 여러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여기에 프랑스어, 라틴어, 아랍어, 독일어 등 여러 나라 말이 섞여 구성된 자연 발생적인 말글이다.

 한글은 과학적인 원리로 25년 정도의 짧은 시간에 만든 인공적인 말글이지만, 완벽성과 독창성이 으뜸으로 평가된다. 미국 언어학자 로버트 램지 교수는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세계에 없다. 세계의 알파벳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했다. 소설 ‘대지’의 작가인 미국의 펄벅은 “한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글자이며, 가장 훌륭한 글자다”라고 했다. 네덜란드 언어문학연구소 스티브 로저피셔 소장의 저서인 ‘문자의 역사’에서 “한글은 영어 알파벳보다 우월하다. 한글의 문자 체계는 세계 유일하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8.15 해방 당시 문맹률이 90%에 달했으나, 오늘날에는 제로에 가까운 말글 강국이 됐다. 유사 이래 정보와 지식을 백성이 가장 빠르게 전달하고 유통하는 변화를 맞고, 민주화·정보화 선진국을 이뤘다. 기분 좋은 것은 하마터면 억지로 우리의 국어가 될 뻔 했던 중국어와 일본어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계에서 제일 불편한 말글로 전락하고 있는 반면, 한글은 커진 우리 국력과 디지털 시대라는 양 날개를 달면서 역동적으로 세계 속에서 확장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다. 어찌 보면 한글은 디지털 시대를 대비해서 신이 세종대왕에게 영감을 주어 창제토록 한 결과물인 듯싶다. 영국의 언어학자 제프리 샘슨은 “한글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한글의 위대성은 완벽성과 실용성, 간편성, 학습성, 독창성, 과학성 등에서 최고라는 점이다. 특히 음성의 다양성에서 일본어는 300여개, 중국어는 400여개밖에 발음을 낼 수 없지만, 한글은 1만1,172개까지 가능해 어느 나라 말이든 원음에 가장 가깝게 발음할 수 있는 최고의 말글이다.

 세계에서 말글을 발명해 반포한 날을 국경일로 기념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수 세기가 지나면 한글은 세계적인 문자로 우뚝 설 것이며 이를 창제한 세종대왕은 세계인의 기억에 새로운 ‘문자의 아버지’로 깊이 각인될 것으로 확신한다.

  

 김중만 원광대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