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 거대한 바람, ‘관악 솔리스트’의 매력에 빠지다
[소리축제] 거대한 바람, ‘관악 솔리스트’의 매력에 빠지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10.0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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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외 저명한 관악 연주자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점이다.

 축제의 주제인 ‘바람, 소리(Wish on the Winds)’의 이미지를 무대에 제대로 구현해낼 예술가들의 바람이 분다.

앤더스 해그베르그
앤더스 해그베르그

 먼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리축제에 발걸음한 앤더스 해그베르그(Anders Hagberg)의 행보가 주목된다. 스웨덴 출신 플루티스트인 그는 동서양의 정서를 가로지르는 선(禪)의 음악성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재즈의 명인이다.

 이번 소리축제에서는 개막공연 ‘바람, 소리(2일 오후 7시 30분 모악당)’에서 색소포니스트 강태환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광대의 노래 ‘바람의 길(4일 오후 8시 모악당)’에서는 전통의 미를 올곧게 체득한 대금 연주자 이창선과 함께 바람의 대화를 나눈다.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교육자이자 새로운 연주 기법에 대한 연구로도 큰 업적을 남긴 앤더스 해그베르그는 ‘마스터 클래스(4일 오전 10시 30분 모악당)’를 통해서도 관객을 만난다. 국내 관악기 전공자, 연주자로 활동 중인 연주자들에게 실제적인 클래스를 진행하며 다양한 연주 경험 및 연주 기법 등을 전수할 예정이다.

강태환
강태환

 색소포니스트 강태환은 한국 프리 재즈와 아방가르드를 상징하는 노장이자 쉼 없는 현재진행형의 음악을 선보이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반세기의 외길을 걸어온 그가 소리축제에서 시공을 초월한 궁극의 예술 세계를 펼친다.

 그는 광대의 노래 ‘바람의 길’에서 정가(正歌)의 어법을 바탕으로 근년 들어 활동 폭을 크게 넓히고 있는 소리의 명인 강권순과 즉흥의 노래를 들려준다. 개막공연 ‘바람, 소리’에서는 앤더스 해그베르그와 함께 즉흥 연주로 쉼 없는 대화를 이어간다.

 영화 ‘티베트에서의 7년’의 음악으로 관객에게 익숙한 비폭력 영성 음악가 나왕 케촉(Nawang Khechog)도 소리축제를 찾는다. 그는 개막공연 ‘바람, 소리’의 대미를 장식할 ‘월드시나위’에서 연주한다.

나왕 케촉
나왕 케촉

 나왕 케촉은 티베트의 여러 민속악기를 독학으로 익히면서 그들의 고유한 예술적 정서와 명상 음악의 어법을 체득했다. 그가 뿜어내는 원초적이면서도 애달픈 바람의 소리는 대자연 앞에 숙연해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심성과 종교적 가치, 그리고 티베트의 역사에 드리운 아픔의 흔적을 담아 보인다.

콜린오포드
콜린오포드

 개막공연 ‘바람, 소리’의 대미를 장식할 또 한명의 관악 솔리스트인 호주의 다원예술가 콜린 오포드(Colin Offord)도 주목해야한다. 콜린 오포드는 1970년대에 직접 제작한 오스트랄라시아 마우스활(Australasian Mouthbow)을 다양한 주법으로 연주하며, ‘소리 조각(Sound sculpture)’이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호주 원주민과 오세아니아 지역 문화·철학적 영향을 깊게 받아실험적 음악과 퍼포먼스, 민속음악의 성격을 갖는 무대를 선보인다. 이주민의 정서를 가진 모던한 음유시인이라는 평을 받으며 공연, 전시, 강의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인물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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