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보다 못한 사과값의 기막힌 현실
배추값 보다 못한 사과값의 기막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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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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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고장 장수 사과재배 농민들의 성난 농심이 폭발하고 있다. 출하기를 맞은 홍로의 가격이 대폭락하면서 농민들의 가슴은 피멍이 들고 있다. 10㎏ 사과 한 상자 가격이 배추 한 포기 가격만도 못하니 안그러겠는가. 생산원가는 고사하고 출하 비용도 건지지 못할 형편이라며 마침내 궐기에 나서고 있다.

전국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홍로 주산지 장수 사과재배 농민들은 대폭락한 사과값에 망연자실,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추석 이후 전국 공판장 사과 최저경매가격은 10㎏ 한 상자당 3천 원~5천 원으로 전년 대비 70~80%가 폭락했다고 한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가 24일 발표한 채소류 소매가격을 보면 무는 1개에 2,063원, 배추는 1포기에 6,162원이었다. 지난 1년간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면서 뼈 빠지게 애지중지 가꿔온 사과 한 상자 가격이 배추 한 포기 값도 안 되는 현실을 도대체 농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

사과값 대폭락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무엇보다 지자체마다 지역특화소득사업으로 너도나도 사과재배를 집중 육성하면서 생산이 과잉된 탓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더구나 사과 농사가 대풍작을 이룬 올해 하필이면 추석 명절이 빨라 조생종 사과는 제대로 출하도 못 한 채 단대목이 끝나 버렸다. 여기에 대량 판매가 기대됐던 지역 축제마저 태풍으로 취소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제 막 본격 출하가 시작된 홍로 사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이 대폭 하락하자 마침내 재배 농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급기야 장수지역 사과재배 농민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총궐기에 나섰다. “생산원가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피땀 흘려 지은 사과 농사가 빚잔치를 벌일 처지라고 한다. 사과가격 대폭락은 재배 농민들에게 큰 고통일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까지 휘청거릴 정도라고 한다. 매년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사과판매 수입이 올해엔 80%가량이 줄 것이라고 한다. 장수군과 전북도 농협 등이 사과 팔아주기 운동에 팔을 걷었다. 급한 불은 끌 수 있을지 몰라도 사과값 폭락은 올 한 해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적정한 재배면적 관리와 함께 다양한 소비촉진 방안 연구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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